뉴시스
정부 관계자는 19일 “에너지부가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의 보안 문제로 지정됐다고만 설명했고 특정 사례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어떻게 지정됐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푸는 방법도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SCL에 추가 지정된 지 두 달이 지나고 논란이 불거진지 열흘이 됐지만 여전히 민감국가로 지정된 배경을 몰라 역으로 해제 조건과 절차도 알기 어렵다는 것.
정부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해제에 수십일에서 수개월까지 걸릴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981년부터 지정됐던 민감국가 해제를 위해 정부는 1993년 한미간 첫 ‘과학기술공동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의제로 삼고 입장을 설명했지만 1994년 7월에야 해제된 전례가 있다. 6개월 이상이 소요된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은 적지 않은 시간 관찰한 결과”라며 “이를 철회하려면 지정 이유가 분명해야 하는데 지난 정부의 조치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거래를 해야 되는 것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복수의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미측을 설득하기 위해서 보안 위반 사항에 대한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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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측이 보안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한, 큰 문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원전 수출로 인한 기술 이전이 핵 비확산을 저해할 수 있다는 미측의 우려도 적잖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단순 보안 위반사항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유출 외에 다양한 위반 활동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넓은 의미에서 미국의 ‘핵 비확산’ 사전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반드시 자체 핵무장론과 무관하다고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