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행사 서울패션위크 축소 패션산업硏 문닫고 대행사도 폐업 서울 봉제의복업체도 12% 감소 “정부, K패션 확장시킬 지원 필요”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가을·겨울(F/W) 서울패션위크’ 한나신 오프닝쇼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옷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 연구원 폐원, 대행사 폐업
K패션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K패션의 후방 지원군 역할을 해 온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개원 1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패션·봉제산업 연구기관으로 2010년 설립돼 산업통상자원부나 대구시의 보조금 사업과 위탁 사무를 받아 영세한 봉제업체와 패션업계를 지원하는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3년째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결국 폐원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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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저가 의류 공세도 위기
‘K’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K패션은 K뷰티, K푸드에 비해 수출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채색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의류 성향이 외국인들의 눈에 다소 밋밋하게 보일 수 있다”며 “식품, 뷰티 등에 비해 구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패션이 아직 외국에 빠르게 침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 부진의 원인으론 불경기로 인한 소비 위축이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겨울옷 판매가 늘어나는 4분기(10∼12월) 5.9%까지 회복했지만 6∼8%를 유지하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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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들은 국내에서 소비자를 끌어당길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는 내수를 넘어 동남아시아 등에 K패션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