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는 11일부터 본격적인 장외 집회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부터 매일 광화문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심야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이 천막 농성에 돌입한 건 국가정보원 개혁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했던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 석방에 따른 보수 진영 결집에 대비하고 탄핵 추진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일제히 거리로 나간 것이다. 국민의힘도 5선 중진 윤상현 의원 주도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심판 각하 촉구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野, 12년 만에 광화문 천막 농성 돌입
윤석열 파면촉구 의원들 삭발식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박홍배, 김문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조기파면 등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5.3.11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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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건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여론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중진 의원은 “(탄핵에 반대하는) 아스팔트 부대가 날뛰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하나로 뭉치기가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광장에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다수당인 민주당이 장외에서 투쟁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강경 투쟁’ 일변도보단 국회 내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의 분노와 걱정이 불거지자 의원들이 ‘너희는 뭘 하고 있느냐’는 화살을 맞지 않기 위해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지금 거리로 나가는 건 중도층 표심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보”라고 했다.
● 與 의원들, 尹 탄핵심판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
국민의힘 윤상현, 강승규 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2025.03.11.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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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내전 상태로 몰아넣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하면서도, 개별 의원들의 시위 참여는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민주당처럼 장외투쟁을 하거나 단식을 통해서 헌재를 압박하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헌재 앞 릴레이 시위에 대해선 “각자의 소신과 판단에 따라서 한 부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중도층 표심을 고려해 당 차원에서 전면적인 장외투쟁엔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