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범 작가·‘저스트고 파리’ 저자
캐비아라는 명칭은 튀르키예어인 ‘Havyar’에서 왔다. 이는 생선알이라는 뜻인 ‘khaya’와 출산이라는 뜻인 ‘dar’를 합성한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됐다. 캐비아는 염장 처리를 한 생선의 알을 통칭하는데, 일본과 한국에서 캐비아는 주로 철갑상어의 알을 지칭한다. 양식이 까다롭고 성장이 매우 느릴 뿐 아니라 알을 낳기까지 10∼20년 걸리는 철갑상어의 특징 때문에 캐비아 가격은 무척 비싸다. 철갑상어의 알은 보통 오래 품을수록 굵어지고 풍미가 좋을 뿐 아니라 광택이 난다.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철갑상어가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상어와 상관없는, 경골어류에 속하는 민물고기라는 것이다.
트러플, 푸아그라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로 손꼽히는 캐비아는 종류와 알의 크기에 따라 벨루가, 오세트라, 세브루가로 분류된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 귀하디귀한 진미를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한자리에 모여 즐긴다. 캐비아 업체들은 크리스마스를 최고의 성수기로 꼽고 이 시기에 마케팅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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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아를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검은색 진주처럼 영롱하고 반짝이는 캐비아를 작은 자개 수저로 떠서 손등 위에 올린 뒤 입안에 넣고 입천장에 닿게 하면 톡톡 터지면서 입안에 풍미가 가득 퍼진다. 영양 면에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염도가 낮아 짠맛과 쓴맛이 없는 대신 버터 풍미가 나는 좋은 캐비아를 입안에 넣고 음미하듯 즐기면 감칠맛이 폭발한다. 짭조름한 염도 뒤에 살짝 올라오는 비린 맛은 특별한 감동을 준다.
파리 시내에는 캐비아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몇 곳 있다. 그중 ‘페트로시안(Petrossian)’에서는 토스트와 함께 매일 다른 맛과 식감을 지닌 세 종류의 캐비아를 선보인다. 1956년에 처음 문을 연 ‘메종 뒤 캐비아(La Maison du Caviar)’에서는 구운 감자 위에 캐비아를 얹어 먹는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뤽상부르 공원 근처의 ‘캐비아 드 누비크(Cavier de Neuvic)’는 앞서 언급한 두 레스토랑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캐비아를 먹을 수 있는 장소다.
정기범 작가·‘저스트고 파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