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美-홍콩 부동산 회복 더뎌 ‘고점 투자’ 기관들 손실 이어질 우려 삼성화재-코리안리-하나생명 등 美뉴욕 빌딩 대출금 전액 손실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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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 피해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뉴욕 85브로드스트리트 빌딩의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당장 삼성화재·코리안리 등이 부동산 담보 대출로 내준 돈을 전액 날리게 됐다. 여기에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돌입하는 등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움직임이라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등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위험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美 뉴욕 빌딩 투자 전액 손실 위기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욕 85브로드스트리트 빌딩을 담보로 대출해줬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출금 전액을 손실 처리했다. 해당 대출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주관한 거래로, 2017년 8월 삼성화재, 코리안리, 하나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이 총 1억176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1323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국내 보험사들은 선순위 대출보다 투자 손실 위험이 크지만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중순위 대출에 나섰다. 당시는 부동산 가격 상승기로, 중위험·중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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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현지 부동산 사정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실률 회복 등으로 인한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 “고금리로 인해 자산 가격 회복 더뎌”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부동산의 가격 하락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혹사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이던 2017∼2020년에 투자했던 건들에서 연이어 부실이 터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투자했던 홍콩 골딘파이낸셜센터 빌딩의 경우 2023년 투자금의 90%를 상각 처리했다. 한국투자증권 계열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투자했던 벨기에 투아송도르 빌딩도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전액 손실 사실을 알렸다. 골딘파이낸셜센터 빌딩과 투아송도르 빌딩 투자의 경우 금융 기관 외에 개인 투자자들도 대거 참여해 논란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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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미국 정부나 은행권에서 출근을 장려하면서 공실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고금리로 인해 자산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