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10총선 때도 경남 창원 의창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명태균 씨 변호인이 17일 공개한 입장문 ‘김건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조국 수사’에 참여한 김상민 검사(47)를 도와달라 했다는 것이다. 이곳은 검찰이 대통령 부부의 2022년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지역구다. 명 씨 측은 녹취록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명 씨가 지난해 2월 16∼19일 5, 6회의 통화 내용을 복기한 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선생님, 김상민 검사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김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된 인물이다. 2023년 추석 무렵 “지역사회에 큰 희망을 드리겠다”는 ‘명절 문자’를 지역 주민들에게 보냈다가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경선에서 떨어진 뒤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차관보급)로 기용됐다.
▷김 여사는 김영선 당시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라고 배제했다. 또 다른 예비 후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부역자”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명 씨는 “평생 검사만 하다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공천하면 총선에서 진다”며 반대했다. 명 씨는 당시 “5선 의원이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된다”며 세비 절반을 떼주던 김 전 의원을 밀고 있었다. 마지막 통화는 “김상민이 내려 꽂으면 전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로 끝난다. 둘 사이가 틀어진 계기가 공천 문제였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광고 로드중
▷지난 총선은 ‘김 여사 리스크’로 시작해 ‘대파 논란’으로 끝난 선거였다. 일반 여론도 ‘대통령실 책임론’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대승 전망과 대패 결과 사이에서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론의 길로 빠져들었고 이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주요 원인”이 됐다. 김 여사는 계엄 전후 조태용 국정원장과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이 넘겨받은 명 씨와 대통령 부부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계엄의 전말을 보여줄 퍼즐 조각을 찾게 될지 모른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