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후 고금리-내수침체 직격탄” 60대 이상 대출 1년새 24조 늘어 채무불이행 52%↑, 전 연령층 최대 당국 “내달부터 은행통한 금융지원”
고금리와 내수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전년보다 3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 불이행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도 30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 당국은 다음 달부터 연체·폐업 위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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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빚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이 이후 본격화된 금리 인상 유탄을 피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직접 지원이 아닌 대출 연장, 신규 대출 등을 통한 간접 지원을 주로 시행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0.5→0.75%)을 시작으로 2023년 1월(3.5%)까지 상승하자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
여기에 내수 침체 장기화로 빚을 갚을 최소한의 체력도 키우지 못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2% 줄며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대출 규모가 늘면서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대출 잔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1년 새 2만795명에서 3만1689명으로 52.4% 늘어 다른 연령대의 증가세를 압도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도 같은 기간 5조1840억 원에서 7조8920억 원으로 52.2%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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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대출 상환이 어려운 자영업자에게 금리를 낮추거나 최장 10년 동안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채무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사업을 정리한 후에도 남은 빚을 장기간에 걸쳐 낮은 이율로 갚을 수 있는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연체·폐업 위기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지원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