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XB-1’ 시험비행 성공 시속 1377km, 2029년 상용화 계획 비용-안전 ‘콩코드 한계’ 극복이 과제 CEO “100달러로 비행하는게 목표” 韓, 전투기 위주 개발… 독자 엔진 과제
미국 항공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이 만든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 ‘XB-1’. XB-1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서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붐 슈퍼소닉 홈페이지 캡처
1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붐 슈퍼소닉의 초음속 시제기 ‘XB-1’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서 소리보다 빠른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XB-1은 이륙한 지 11분 30초 만에 1만668m 상공에서 마하 1.122(시속 1377km)에 도달했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항공기가 초음속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붐 슈퍼소닉은 이번 시험 비행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초음속 여객기로 쓰일 ‘오버추어’ 기종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붐 슈퍼소닉은 초음속 여객기를 2029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과거 콩코드가 직면했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합작으로 개발한 콩코드 여객기는 1976년 운항을 시작했으나 안전과 비용 문제 등으로 2003년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운항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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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 슈퍼소닉은 콩코드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해 소닉붐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항공권 가격도 이전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레이크 숄 붐 슈퍼소닉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CNN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어디든 왕복 4시간 이내에 이동하고 100달러만 내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붐 슈퍼소닉 이외에 여러 기업이 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은 나사와 협력해 소닉붐을 75dB 수준까지 낮춘 ‘X-59 퀘스트’를 개발했다. 미국 항공 스타트업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는 고급 초음속 여행 실현을 목표로 탑승 정원 18명 수준의 소규모 초음속 여객기 ‘스파이크 S-512’ 개발에 나섰다.
국내 항공 업계도 전투기 위주로 초음속 비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공격기 FA-50과 4.5세대 전투기 KF-21이 대표적이다. 다만 핵심 기술인 엔진은 여전히 해외 제품을 쓰고 있어 독자 엔진 개발이 첫 과제로 꼽힌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항공기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주변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 육성 아래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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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