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세계 암의 날’ 맞아 Q&A 고령화로 암 환자 수 계속 늘어… 남 5명 중 2명, 여 3명 중 1명꼴 초기에 진단해 전이되기 전 치료… 위암-대장암 생존율 세계적 수준 예방엔 가족력보다 생활습관 중요… 위 내시경 매년 받아야 조기 발견
암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지난해까지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갑상샘(감상선)암으로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2월 4일 국제 암억제 연합이 제정한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을 맞아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을 만났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인 양 원장은 위암 권위자로 서울대 암병원장과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양 원장에게 암 생존율 변화와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암센터가 최근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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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을 예방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역시 조기 검진”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제공
“우리나라에서 암은 압도적인 사망원인 1위의 질환이고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암은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므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암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문제다. 음주, 비만 등도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며 특히 흡연은 ‘만병의 근원’이다.”
Q 국내 암환자 생존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암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72.9%다. 2001∼2005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54.2%)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2022년 기준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환자는 전체 암 유병자의 61.3%(158만7013명)로 전년 대비 11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위암의 경우 위암 발생 대비 사망은 △한국 0.24 △일본 0.26 △중국 0.68로 동아시아에서 국내 암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또 위암과 대장암의 검진 수검률은 △위암 75.2% △대장암 72%로 주요국 중 매우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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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해서 조기 발견의 힘이다. 암 진단은 4가지로 구분되는데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는 상태를 ‘국한’이라고 하고 주변 장기나 인접 조직, 림프샘을 침범했을 경우 ‘국소진행’으로 보며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퍼졌을 경우 ‘원격전이’라고 한다. 국내 환자들에게 암을 진단했을 때 암환자 50.9%가 ‘국한’로 진단됐고 ‘국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은 92.1%에 달했다. ‘국한’ 진단을 받으면 갑상샘암의 경우 사실상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았으며 유방암 생존율 99.1%, 신장암 98.1%, 위암 97.4% 등이었다. 반면 폐암(79.8%)이나 간암(62.3%), 췌장암(46.6%)의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국내 암환자 5명 중 1명은 여전히 ‘원격전이’에서 진단된다. 암은 정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암은 검진만큼 중요한 게 예방이다. 가족력의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가족력보다는 생활습관이 더 중요하다. 국립암센터는 국민들이 지켜야 할 ‘암 예방 수칙 10가지’를 제정했다. 특히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지난해 위 내시경을 하지 않았다면 새해를 맞아 새 마음으로 꼭 하기를 권장한다. 2년마다 위 내시경을 하면 위암 조기발견율이 80%에 달하고 매년 실시하면 99%가 조기 발견된다. 국가건강검진이 없는 격년에는 개인 비용으로 반드시 위 내시경을 하기를 권장한다.”
Q 향후 국립암센터가 연구 및 진료에서 집중할 분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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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