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9년 ‘사법 족쇄’ 풀려] 통상전쟁 속 사법리스크 덜어내 李, 사내이사 복귀 등 전면 나설듯… 오늘 오픈AI 샘 올트먼과 회동 삼성, AI시대 HBM 등 과제 산적… 美 관세 폭탄에 북미전략 다시 짜야 조직개편-인적쇄신 동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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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삼성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그간의 오랜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분야가 어려움에 빠지고, 미국발 ‘통상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직 개편이나 강력한 인적 쇄신,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제는 본연의 업무 전념” 조직 개편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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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 내에 미래전략실이 있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2017년 해체됐다.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회사가 중요한 투자 결정이나 경영 판단을 적기에 내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HBM 개발 시기를 놓친 것이 대표적이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지만 HBM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기준에 맞는 5세대 HBM3E 납품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인적 쇄신이 동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회장이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할 인물 몇 명을 추려 상호 경쟁과 협력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형태를 구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 이 회장 본인도 비등기 임원에 머물지 않고 사내이사에 복귀해 그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외이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경영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신사업 발굴 대형 M&A 가능성
삼성전자가 대규모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삼성전자의 M&A 역사상 최고액인 약 8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8년여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사업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한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 “앞으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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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회장은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으로서는 무죄 선고 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