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어떻게 완성될까. 예술가는 작품을 위해 어디까지 행할 수 있는가.
초연 중인 2인극 창작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배경은 1945년 경성. 소설가 이수현은 실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연작 소설을 써서 유명해졌다. 마지막인 열두 번째 작품으로 갈채를 받으며 마무리하고 싶지만 슬럼프에 빠진다. 소설을 게재할 신문사에 원고를 보내면 돌아오는 건 다시 쓰라는 혹평뿐이다. 점점 초조해지는 이수현 앞에 작가 지망생 강인호가 나타난다. 강인호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라며 솔깃한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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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아이월유’. 아트로버컴퍼니 제공
두 배우가 뿜어내는 열기는 무대를 꽉 채운다. 이수현은 오종혁 정원영 백인태가 연기한다. 강인호 역은 황민수 원태민 조성태 차규민이 맡았다. 정원영은 초조하고 불안해하다 점점 광기에 휩싸이는 이수현을 맞춤으로 연기한다. 여러 작품에서 햇살 같은 미소를 보여준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원태민은 커다란 아픔을 지닌 채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강인호를 절절하게 표현한다.
“사건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등 주요 가사와 중독성 높은 멜로디는 공연장을 나온 후에도 계속 귓가를 울린다. 고풍스러운 무대와 조명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
뮤지컬 ‘이프아이월유’. 아트로버컴퍼니 제공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