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사직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0일 호주대사로 부임한 이 대사는 지난해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정치권으로부터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공동취재) 2024.3.21 뉴스1
광고 로드중
‘도피성 출국’ 논란의 중심에 선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21일 귀국길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이 대사는 싱가포르를 경유해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그는 이날 새벽 5시쯤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제 도착은 이보다 약 4시간쯤 지난 뒤였다.
이 대사의 귀국 일자는 기밀에 가까운 듯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이 대사의 일정과 관련해 그간 철저히 함구해 왔다. 각종 의혹으로 인해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고, 공직자인 대사의 일정을 묻는 언론의 질의에도 요청에도 요지부동이었다.
광고 로드중
이같은 ‘깜깜이’ 상황은 이 대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야당에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밤 ‘긴급공지’를 통해 “이 대사가 21일 오전 5시 16분 대한항공으로 2터미널 B입국장으로 귀국한다”라며 소속 의원들에게 현장에서 피켓시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긴 오전 9시 35분께 입국했다. 전과 달랐던 것은 외교부가 이 대사의 귀국 시간을 언론에 공지했다는 것, 그리고 이 대사가 취재진 앞에서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 대사는 덤덤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선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기 때문에 여러 의혹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이 대사의 조사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사가 참석할 ‘공관장회의’의 일정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사가 다시 호주로 돌아가는 일정은 공관장회의의 일정과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의 소환조사 여부가 확정된 뒤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각종 논란을 감안해 이 대사가 총선 후에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