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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15cm만 침수돼도 전면 통제

입력 | 2024-03-18 03:00:00

행정안전부, 재난 인프라-제도 혁신
붕괴위험 급경사지 2만 곳 정비 예정
지자체 통폐합 논의 개편위 출범
민간 앱 이용해 여권 재발급 등 신청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경북 김천시에서 초등학교 통학로 안전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가 지하차도에 15cm만 물이 차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지난해 25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 극한 호우로 발생할 수 있는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붕괴 위험이 있는 급경사지를 발굴해 정비하고 스마트계측 관리시스템을 통해 소하천 범람이 예상될 경우 주민대피경보를 자동으로 전파한다.

17일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15일 발표했다고 밝혔다.

● 인공지능(AI)으로 피해 예방

정부는 올해부터 지하차도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차도에 물이 15cm 이상 차는 경우 의무적으로 지하차도를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지하차도 위험도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도 201곳에 설치한다. 실시간으로 유속과 수위를 예측할 수 있는 스마트계측 관리시스템은 올해 440곳에 설치하고 2027년까지 총 2200곳으로 확대한다.

기후 위기 등에 따른 새로운 재난 양상을 반영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2025년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산사태 위험성을 평가하고 피해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과 같은 도시의 모습을 디지털 환경에 구현해 재난·재해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또 아직 등록되지 않은 붕괴 위험 급경사지 총 2만 곳을 내년까지 발굴해 정비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지난해 30곳에서 시범 운영했던 인파관리 지원시스템도 올해 100곳으로 확대한다. 기존 폐쇄회로(CC)TV 관제는 AI 기반 지능형 관제로 전환하고, 노후화한 저화질 CCTV 6100여 대는 올해 새로 교체한다.

이 밖에도 어린이를 인식해 보행신호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AI 스마트 건널목과 통학로 주변 방호울타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인명 피해 발생 우려가 높았지만 별도의 관리체계가 없었던 무인 키즈풀 등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 지역 이전 기업에 재산세 5년 감면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활성화 대책도 발표했다. 기회발전특구 등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선 올해부터 취득세(50%) 및 재산세(5년간 100%)를 감면한다. 인구감소지역의 주택을 구입한 2주택자는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빈집 철거 시 집이 있던 토지에 대한 재산세도 경감된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생활인구 개념을 확대해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인구, 입지, 지역 가치, 라이프스타일 등 4개 특성을 조합해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지역 특성 MBTI’ 등 맞춤형 통계 자료도 개발한다.

미래지향적 행정 체제 개편위원회도 다음 달 출범해 민선 자치 출범 이후 30년간 유지된 지방행정 체제 개편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

● 디지털 정부 서비스 업그레이드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도 강화한다. 우선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신청, 건강보험료 완납증명서 발급 등 이용 빈도가 높은 주요 서비스는 2025년 상반기까지 정부24에서 통합해 제공한다.

정부 서비스를 민간 플랫폼을 활용해 제공하며 국민 편의성도 높인다. 올해 안으로 여권 재발급 신청, 예방접종 내역 조회 등 서비스 21종을 민간 플랫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데이터·AI 등 첨단기술 기반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재난 대응 역량을 확보해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