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패배 시 당내 지도자 역할 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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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연전연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완주 의지를 다잡고 있다. 완주에 필요한 금전적 지원마저 하나둘 끊기는 상황에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캠프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공화당 경선을 위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친정’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패배하고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서 싸우고 있다. 그간 친정 격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앞두고는 강성 당원 대신 중도보수 표심을 기반으로 세력 확장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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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시작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승을 거두며 당내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여론이 적지 않다. 먼저 사퇴한 주자들마저 ‘경선은 끝났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
그러나 당내에서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완주 의지를 피력 중이다. 그는 이날 유세 이후 X(구 트위터)에 “이것은 미국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라며 “공화당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후보를 내세운다면 미국을 구할 수 없다”라고 했다.
무려 5연패를 기록한 헤일리 전 대사는 과연 실제로 경선을 완주할 수 있을까. 그리 녹록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단 그의 패색이 완연해지며 당장 선거에 필요한 돈줄마저 서서히 끊겨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억만장자 형제인 코크브러더스가 설립한 보수 큰손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헤일리 전 대사 캠프에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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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전 대사 측의 도전은 계속 응원하겠지만, 향후 물질적 지원은 핵심 상·하원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게 이 단체의 방침이다. 헤일리 전 대사 캠프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연전연패에 돈줄까지 끊기면서도 헤일리 전 대사가 쉽게 경선에서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헤일리 전 대사가 향후 제3당에서 세력을 쌓거나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이후 당을 이끌 지도자 역할을 노릴 수 있다는 일각의 시각을 전했다.
WSJ은 “공화당의 ‘트럼프 절대 반대(Never Trump)’ 파벌 내에서 헤일리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있다”라며 “여기에는 더는 자신의 당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신망받는 전직 관료 무리 등이 포함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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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마가) 당원’ 위주로 흘러가는 현재의 공화당을 벗어나, 어쩌면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오는 3월5일 ‘슈퍼 화요일’ 즈음 헤일리 전 대사가 결국 경선에서 공식 하차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해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일단 그전까지 콜로라도와 유타, 버지니아, 워싱턴DC 등에서 유세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