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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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임명된 감사원 감사위원인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57·사진)이 취임사에서 “제가 기교 없이 직선으로 살다보니 공직자로서 굴곡도 없지 않은 삶을 살았다”며 “국익을 행동 기준으로 삼아 매일 매일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19일 취임한 유 위원은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런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것은 원장님을 비롯한 헌법상 최고감사기구 감사인들의 땀과 헌신”이라고 했다. 이어 “제게 주어진 심의·의결 의무부터 법과 원칙과 상식, 그리고 사람의 향기에 기반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결토록 하겠다”며 “감사원이 공직사회의 명실상부한 빛과 소금으로 확고히 뿌리 내리는 데 헌신하겠다”고도 했다.
유 위원을 비롯한 6명의 감사위원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함께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 결과와 계획에 대해 다수결로 심의하고 의결한다. 감사원 사무처가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재판부 역할을 하는 감사위원회가 의결한 뒤 시행하는 방식이다. 차관급 공직자인 감사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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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한 유 위원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위원직으로 직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위원장으로부터 ‘표적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공수처가 처장과 차장이 모두 물러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신임 감사위원으로 취임한 유 위원은 사무총장 재직 시절 관여한 감사 건에 대해서는 위원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로써 현직 감사위원 6명 중 윤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출신인 김영신 위원과 유 전 사무총장을 포함해 2명으로 늘었다. 고검장을 지낸 조은석 위원과 교수 출신인 김인회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됐다. 조 위원은 지난해 전현희 전 위원장 감사 과정에서 사무처가 주심위원인 자신을 ‘패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무처와 공방을 벌였다. 이남구 이미현 위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22년 4월 당시 문재인 정부와 협의를 거쳐 임명됐다. 감사원 출신인 이남구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이미현 위원은 연세대 법학교수로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유 위원의 후임 사무총장으로 19일 취임한 최달영 전 제1사무차장도 취임사에서 “지난 2년 간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감사관들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혁신해왔고, 감사 업무도 외풍에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혁신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특히 짐은 무겁고 갈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란 고사성어를 언급하면서 “감사원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위해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기에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고 나라와 사회가 마련해준 무상교육과 장학제도 덕분에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며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온 힘을 다해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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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