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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포격 그때… DMZ내 유일 초등교 졸업식

입력 | 2024-01-08 03:00:00

대성동초 5명 “의사-유튜버 꿈꿔”
北 서해도발 졸업식 끝난뒤 알려져
유엔사 등 軍관계자도 참석해 축하



5일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졸업식에서 스웨덴와 스위스의 중립국감독위원회 관계자들이 졸업생에게 기념 선물을 주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김담혜 양은 정형외과 의사, 박희율 군은 유튜버, 신의창 군은 체육 교사, 여소윤 양은 패션디자이너, 정유화 양은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습니다.”

윤영희 대성동초 교장은 5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5명에게 “자기 장점을 그대로 살려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 미래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윤 교장은 이날 졸업식을 끝으로 40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200여 발의 포격을 했다. 북한군의 포격 사실은 졸업식이 끝난 뒤인 이날 오후부터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군의 포격과 같은 시간에 진행된 졸업식에선 전운이나 긴장 대신 희망과 활기가 감돌았다.

DMZ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 파주시 대성동 마을에 있는 이 학교에선 55번째 졸업식이 열렸다. 김담혜, 여소윤, 정유화 양과 박희율, 신의창 군 등 5명이 졸업하면서 이 학교의 졸업생은 총 226명으로 늘었다. 김 양은 대성동 마을 주민이며, 나머지 학생은 DMZ 바깥 파주 문산읍에 거주하면서 학업을 이어왔다.

학교 2층 강당에 마련된 졸업식장에는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교직원과 학부모를 비롯해 유엔군사령부 등 군 관계자와 통일부 및 파주시 관계자 등 90여 명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단상 위 졸업생 5명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장과 기념품에 1시간 가까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졸업식 식순에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들어가고, 단상 위 태극기 옆에는 성조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놓였다. DMZ 내의 유일한 학교라는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최근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한 듯 일부 참석자의 축사에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있어 주축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큰 기여를 하는 어른들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대성동 마을은 ‘DMZ 내에 남과 북 각각 하나의 마을을 두고 거주 및 영농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정전협정 조항에 따라 1953년 조성됐다. DMZ 안에 위치한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불과 800m 떨어져 있다. 대성동초교는 1954년 대성동마을 자치학교로 개설해 1968년 3개 학급의 초등학교로 승격했다.



파주=국방부 공동취재단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