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칭 ‘이 팀장’ 계좌 등 추적 10대 범인 영장기각, 모방범은 구속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임 모군(왼쪽)과 이를 모방해 2차로 훼손한 설 모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각각 법정과 구치감으로 향하고 있다. 2023.12.22 뉴스1
광고 로드중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를 남긴 임모 군(17)에게 범행을 지시한 배후 인물이 “월 1000만 원을 줄 수 있다”며 취업을 미끼로 내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은 임 군에게 “월 1000만 원씩 받는 직원들을 데리고 있다. 이번 일을 잘 성공하면 직원으로 삼을 수 있다”며 스프레이 낙서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 군에게 “컴퓨터를 지원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임 군에게 컴퓨터를 지급하진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 팀장은 ‘김 실장’ 등 다른 아이디를 번갈아 사용하며 임 군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임 군은 2000원짜리 스프레이 2통을 직접 구입한 뒤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
광고 로드중
해당 사이트는 16일 범행이 이뤄진 후 18일경 폐쇄됐다가 최근 다시 복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추적 결과 등을 토대로 이 팀장을 조만간 특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임 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22일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년범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다만 모방 범행을 감행한 20대 남성 설모 씨에 대해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