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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한 계부 고소했더니…친모 “취하해라” 강요

입력 | 2023-12-06 11:35:00

'친모 앞에서도 딸 성폭행' 조사
피해자, 수사 1주일 만에 사망




어린 의붓딸에게 피임약까지 먹여 가며 6년간 성폭행한 계부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된 가운데 친모가 딸이 숨지기 직전까지 ‘고소를 취하’를 강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MBC에 따르면 친모는 의붓아버지가 고소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렇게 사느니 죽겠다”고 적어 놓는가 하면 딸에게 “너도 좋아서 한 적 있다고 들었다”며 고소를 취하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의붓아버지 A씨는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의붓딸 B양을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6년 6개월 동안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16년부터 B양의 친모인 C씨와 사실혼 관계였고 B양이 2주에 한 번씩 C씨를 만나러 올 때마다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양과 함께 살게 된 2019년부터 A씨는 더욱 노골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A씨는 B양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외출을 금지하고 가족과 흩어져 살 것이라고 협박했다. “비싸게 군다”며 욕설과 폭언을 했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때리기도 했다.

또 미성년자인 B양에게 술과 담배를 권했다. 반발을 막으려 B양에 강제로 술을 먹인 끝에 알코올 중독에 이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C씨와 함께 가진 술자리에서도 B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의 정신 상태가 극심하게 악화됐지만 A씨는 B양에게 피임약을 복용하게 하면서 성폭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며 A씨의 범행은 중단됐다.

B양은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고통을 벗어나려 술에 의존하다가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여 치료까지 받았다.

B양은 A씨가 기소된 지 1주일 만에 만취 상태에서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인지 단순 실족사인지 가려내지 못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생전에 겪었을 고통과 피해자 죽음을 애도하며 중형을 처할 수밖에 없다”며 A씨를 엄벌에 처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뒤늦게 징역 25년을 선고 받은 A씨는 억울하다며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