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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도 온라인 판로 뚫으니 매출 쑥쑥… “디지털 전환이 활로”

입력 | 2023-10-20 03:00:00

[소상공인, 자생력 키워야 산다] 〈중〉 스마트공방으로 변신 대성공
팬데믹 등 영향 큰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매출은 외부 리스크 적어
정부, 온라인 할인-브랜딩 돕고… 디지털 장비-공정 도입 비용 지원




경북 영덕군에서 건조 오징어를 파는 ‘오바다푸드팩토리’ 박상민 대표(41). 2010년 영덕군에 귀촌해 특허 공법으로 건조한 오징어를 팔면서 안착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가 닥쳤다. 매출의 90%를 차지했던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한 것. 온라인 쇼핑몰 판매도 시도했지만 영세한 데다 노하우가 부족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지난해 9월 ‘소담상회’에 입점하면서부터다. 이곳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플래그십 스토어다. 신생 업체라도 할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홈페이지 상단에 제품을 걸 수 있었다. 그는 온라인 소비자 특성에 맞춰 포장을 바꿔 소량 판매하고 품목도 단순화했다. 그 결과 입점 초기부터 매출을 올릴 수 있었고, 현재 전체 매출의 80%를 온라인에서 거두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소상공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소상공인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비대면화·온라인화 등에 발맞출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시마 차’를 만드는 ‘해심원’을 20년 넘게 운영하는 이선용 대표(68)도 온라인 판로 확대를 고민하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제품 개선 컨설팅을 받고 제품 디자인과 콘셉트 등을 모두 바꿨다. 이 대표는 “온라인은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포장 디자인에 주력했는데 고객들의 평이 좋았다”며 “도매로도 판매하는 등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온라인 판로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은 지난해 10만3312명에 이르고, 올해도 10만 명 이상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제조 과정 자체를 디지털화한 경우도 있다. 틀니나 임플란트 등 치아 보철물을 만드는 ‘글라우드랩’은 최근 3차원(3D) 프린터를 도입했다. 중기부 스마트공방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구강스캐너로 촬영한 3D 이미지로 바로 보철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하루 제작하는 보철물 수가 5개 선에서 9개로 2배 가까이로 늘고, 납기일도 8일에서 6일로 줄었다. 백장미 글라우드랩 대표는 “구강스캐너를 도입하는 치과가 점점 늘고 있지만 3D 프린터 등 관련 장비 가격이 수천만 원으로 워낙 고가이다 보니 엄두를 못 냈는데 지원사업 덕분에 장비를 마련했다”고 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시작된 스마트공방 사업은 지난해만 1257개 업체를 지원했다. 소상공인이 디지털 장비나 공정을 도입할 때 국비로 도입 비용의 70%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키오스크나 서빙로봇 등 디지털 장비를 지원해 인건비 절감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마트상점 지원사업을 통해서도 지난해 5400개 가게가 지원을 받았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에 소상공인들이 적극적인 이유는 그만큼 매출 증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판로 지원 수혜 기업의 매출은 2021년 1849억 원에서 지난해 8754억 원으로 373% 뛰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소상공인은 매출과 순이익, 생존율 등에서 모두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