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250여 명 투입…22년 전 사건 떠올라 장기화 우려
대전 ‘신협 은행 강도’ 사건 용의자가 타고 달아났던 오토바이가 발견됐다. 용의자는 사흘째 이동 수단과 경로를 바꾸는 이른바 ‘뺑뺑이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20일 대전 서부경찰서는 신협 강도 사건 용의자 A 씨의 도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신원과 소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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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오토바이 발견 장소와 시각에 대해서는 수사 혼선을 막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형사 인력을 비상소집하고 기동대 등 경력 250여 명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이어 나갔으나 수일째 난항을 겪고 있다.
A 씨는 범행 전부터 이동 동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범행 전날 유성구 노상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났는데, 사전에 이동 수단을 바꿔가며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다가 범행지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후에는 서대전나들목을 지나 유성구 대정동 방향으로 도주한 후 이틀간 대전권역 이곳저곳을 국도로 드나들며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었고, CCTV가 없는 소로 등도 도주로에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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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대전의 피해 신협 지점. 뉴스1
이 사건은 지난 18일 낮 12시경 벌어졌다.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A 씨가 검은 헬멧을 쓰고 침입했다. 그는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미리 준비한 흉기로 직원을 위협, 3900만원을 빼앗은 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그날 신협에 근무하던 인원은 5명이었으나 점심 식사를 위해 직원 남녀 2명이 남아있었고 남직원이 탕비실을 간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문 등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고 범행에 사용한 소화기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대전 시민들은 22년 전 은행 강도사건을 떠올리며 사건이 장기화 될까 불안해 하고 있다.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강도사건이 있었다. 범인들은 현금 수송차를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을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했다. 그리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사건 발생 두 달 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고서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으나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차 안에 남아있던 DNA를 충북지역 불법 게임장에서 나온 DNA와 대조해 사건 발생 21년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범인 2명은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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