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2023.8.11. 뉴스1
박 대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취재진이) 가장 궁금해 하는 박 대령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간 통화의 직접적인 녹취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박 대령 측은 이달 1일 오후 4시7분쯤 경기도 화성 소재 해병대사령부 내 해병대 수사단 중앙수사대장 집무실에서 이뤄진 박 대령과 유 관리관의 통화 내용을 중앙수사대장과 수사대 지도관이 스피커폰으로 함께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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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령은 “(당시) 사령관실에서 다소 언성을 높여 법무관리관과 통화한 다음 (부하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던 중 법무관리관에게 전화했고, 상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스피커폰으로 같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박 대령은 지난달 30일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사고 조사 결과 보고서에 대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대면 보고한 뒤 이달 2일 관련 자료를 민간 경찰에 인계했다가 보직 해임과 함께 ‘항명’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입건됐다.
이 장관이 지난달 31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통해 채 상병 사고 관련 자료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는데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단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박 대령은 이 장관 보고 뒤 채 상병 사고 관련 자료를 경찰에 보낼 때까지 ‘이첩 보류’를 명시적으로 지시받은 적 없고, 오히려 유 관리관으로부터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만 혐의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혐의자·혐의 내용 등을 빼라’는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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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깃발. 2021.6.4. 뉴스1
이 때문에 박 대령과 유 관리관 간의 통화 녹취 존재 여부가 양측 주장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돼왔다. 박 대령과 유 관리관은 지난달 31일 이후 최소 5차례 통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령 측이 관련 녹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향후 국방부 검찰단 수사에선 유 관리관과의 통화 내용을 함께 들었다는 부하들 진술이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단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은 이미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제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당시 일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착용 없이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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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