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현명한 스마트폰 사용법 2세 이하에겐 스마트폰 노출 막고, 처음에는 부모와 1시간 내로 사용 콘텐츠는 미리 골라서 보여줘야… 횟수-시간 등 규칙은 구체적으로 사용 통제 못할 땐 전문가와 상담
게티이미지코리아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자녀가 평소보다 더 스마트폰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는 동안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려 하지 않고, 부모도 평소보다 더 긴 육아에 지쳐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건네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2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상황은 △부모의 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35.2%) △식사, 재우기 등 양육의 보조 수단으로(13.2%) 등이 주원인이었다.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가 스마트폰을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모가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을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스마트쉼센터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 스마트폰 노출은 최대한 늦은 나이에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살기는 어려운 세상이지만 영유아는 노출 시기가 늦을수록 좋다. 특히 2세까지는 스마트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세 미만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절대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세 이하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애착 발달이 가장 중요하므로 부모가 스킨십과 눈맞춤과 함께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자녀가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는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하면 좋다. 규칙은 ‘식사 시간, 잠자기 1시간 전 사용 금지’ ‘한 번에 10분, 하루 3번’ 등으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준창 경북스마트쉼센터 선임상담사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주기보다 아이와 함께 상의해서 규칙을 정해야 한다”며 “부모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자녀에게 하지 못하게 하는 건 모순적이니 부모도 함께 규칙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모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녀로 하여금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스마트폰으로만 해소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줘야 한다.
● 통제 어려운 수준이라면 상담 필수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스마트폰 과의존 여부를 점검해봐야 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스스로 사용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문제를 경험하는 상태다.자녀가 이 두 가지 위험군으로 진단된다면 스마트쉼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담 전화로 전화하거나,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거나, 전국 18개 지역 센터에 방문하면 전문 상담사가 상담을 해준다.
이에 스마트쉼센터 상담사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 조절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사용 시간을 잘 지키면 용돈을 주고 어기면 벌칙으로 다음 날 사용 시간을 차감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스마트쉼센터 관계자는 “부모가 노력해봐도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정방문 상담뿐 아니라 동일한 문제를 겪는 여러 명을 대상으로 미술·독서·음악 치료를 하는 집단 상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든 상담 비용은 무료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