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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 울리며 “차 빼세요”…오송 ‘역주행’車, 다른 차 구했다

입력 | 2023-07-17 10:47:00

지난 15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폭우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차량 17대가 물에 잠겨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참사 10여 분전 한 운전자가 급히 역주행으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며 다른 차들에 위험을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KBS가 공개한 한 차량 블랙박스에는 전날(15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당시 급박했던 탈출 상황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오전 8시 30분경 빗길을 달리던 블랙박스 차량이 지하차도 안으로 진입한다. 지하차도 안에는 747번 버스가 비상등을 켠 채 정차해 있다. 버스 옆쪽으로는 물이 빠르게 들어차는 모습이다.

블랙박스 차량이 차를 돌려 역주행해 지하차도를 탈출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블랙박스 차량 운전자는 물이 차오르고 있는 사실을 다급하게 주변에 소리치며 알린다. 그는 곧바로 차를 돌리며 역주행해 지하차도에서 탈출하기 시작한다. 계속 차를 빼야 한다고 소리치고 경적을 울리는 등 급박한 상황임을 알리는 모습이다.

역주행하는 차량의 모습에 다른 차들도 비상등을 켜고 후진하기 시작한다. 블랙박스 차량 운전자는 침수 직전 가까스로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온다.

오송 지하차도는 당일 오전 8시 40분경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로 침수됐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미호강 물이 제방을 무너뜨리며 지하차도로 밀려들기 시작했고, 오전 8시 45분경 신고 접수 후 단 2분 만에 물이 터널 구간 길이 436m인 지하차도를 가득 채워 차량 17대가 고립됐다. 17일 오전 9시 기준 1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