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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나이 바꾸는 현대차… 5만㎡ 황무지에 4년째 나무 심어 숲으로

입력 | 2023-07-06 03:00:00

[모두를 위한 성장 ‘K-넷 포지티브’]
‘숲 관리자’ 채용 지역 경제에 기여
여성 일자리-재생에너지 사업도



지난달 27일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 그린벨트’에서 숲 관리를 담당하는 인도 여성이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현대 그린벨트’는 첸나이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 인근에 5만 ㎡ 규모로 조성해 2020년부터 가꾸고 있는 생태숲이다. 첸나이=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의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 인근과 하리아나주 판매법인 사옥 인근 지역은 환경적, 사회적 변화가 가장 빠른 곳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인도 진출 이후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과 공생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첸나이 공장 인근의 ‘현대 그린벨트’가 대표적이다. 본래 5만 ㎡에 달하는 넓은 황무지였던 곳을 현대차가 2020년 그린벨트로 지정했다. 처음엔 현대차 관계자들조차 ‘이게 될까’ 하면서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4년째 꾸준히 묘목을 심고 식재를 관리하다 보니 어느덧 황무지가 광활한 숲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던 현지 주민들을 ‘숲 관리자’로 고용해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대 그린벨트에서 일하는 벨무루간 씨(23)는 “직장을 구하고 싶어도 숙련 생산직만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취업을 못 하고 있었다”며 “부부가 함께 그린벨트에서 근무하며 20만 루피(약 300만 원)에 달하는 빚도 다 갚았다”고 했다. 그리곤 “여기서 계속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인도는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 인권 수준이 낮은 편이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첸나이 지역에서 매해 200가구를 선정해 이들 가정의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립이 가능하도록 목축, 가내수공업 등의 기반을 마련해 주고 교육도 해준다. 현대차의 도움으로 젖소를 키우게 된 주부 사티나 씨(50)는 “남편이 일용직 운전기사라 생활이 어려웠는데 하루 8L씩 소젖을 팔아 가계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 게 더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에서는 비정부기구(NGO)와 손잡고 지난해 말부터 쓰레기를 활용한 전력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8t의 쓰레기를 수집하면 분리수거가 불가능한 2t가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온다. 여기에 화학작용을 가해 바이오가스를 발생시킨 뒤 이를 전기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전기는 나머지 6t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데 이용하거나 전력회사에 되팔기도 한다. 데브다타 물찬다니 현대차 인도법인 CSV팀 매니저(54)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변화에 집중하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커가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첸나이=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