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진-애드콕 피겨 국대 첫 출격 오늘 日서 개막 ‘팀 트로피’ 출전 “큰 대회로 국제무대 데뷔 설레 클린 연기로 팬들 사랑에 보답”
조혜진(위)-스티븐 애드콕 조가 올 1월 경기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3 피겨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첫 과제인 ‘트리플 트위스트’(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공중에 올린 뒤 여자 선수가 3바퀴 회전한 후 남자 선수가 잡고 랜딩) 연기를 하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피겨 스케이팅은 남녀 싱글, 페어 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등 4개 종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페어 스케이팅은 한국 피겨에 남은 마지막 불모지였다고 할 수 있다. 피겨 팬들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영국) 조의 등장을 반기는 이유다. 지난해 8월부터 팀을 꾸린 두 선수는 13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를 통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11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 응한 두 선수는 “설렌다. 한국 선수들과 팀으로 나가는 대회라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며 “첫 국제대회를 많은 관중이 오는 큰 대회로 치르게 됐다. 한국 선수들과 나란히 앉아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응원할 것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월드 팀 트로피는 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6개 나라만 참가할 수 있는 국가 대항전이다. 한국은 2022∼2023시즌 4위를 차지해 이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아이스댄스와 페어 모두 남녀 선수가 짝을 이뤄 연기를 펼치는 건 똑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점프다. 아이스댄스는 1회전 점프를 제외하면 점프가 금지된 종목이다. 또 남자 선수가 자신의 어깨 높이 이상으로 여자 선수를 들어 올려서도 안 된다. 이에 비해 페어는 고난도 점프 연기가 필요하고,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공중으로 던지기도 한다.
8세 때부터 피겨를 시작했지만 페어로 전향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조혜진은 “처음에는 파트너 머리 위에 올라가는 게 무서웠는데 제가 키(152cm)가 작아서 그런지 높이 올라가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드콕은 만 10세부터 17세 미만이 참가하는 ‘노비스(novice)’ 시절부터 페어 선수로만 뛴 13년 차 베테랑이다. 2016년에는 영국 대표로 주니어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조혜진은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지만 영어 이름이 따로 없고 한국어 의사소통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조혜진의 어머니 장윤정 씨는 “혜진이가 ‘TV 유치원 하나둘셋’을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면서 “요즘도 ‘무한도전’ ‘신서유기’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고 전했다.
조혜진(왼쪽)-스티븐 애드콕 조는 1990년대 인기 그룹 H.O.T의 히트곡 ‘캔디’에 맞춰 춤을 추고 “팀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는 사전 응원영상을 찍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 조직위원회에 제출했다.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제공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