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내 초식동물마을에서 얼룩말 ‘세로’가 방사장 안을 활보하고 있다. 2023.4.1. 뉴스1
“탈출한 얼룩말 아니야, 쟤?”
“세로야, 여기 좀 봐 줘!”
수리 중인 나무 울타리와 철창, 현수막 등에 가려 세로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방문객들은 방사장 맞은편 높은 곳에 조성된 데크와 산책로 쪽에 올라서 휴대폰 카메라에 세로의 모습을 담는 데 열심이었다.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내 초식동물마을에서 관람객들이 얼룩말 ‘세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2023.4.1. 뉴스1
세로는 줄곧 관람로 쪽에서 등을 돌려 궁둥이를 보인 채 서 있다가, 간혹 귀와 꼬리를 팔락이는 등 얌전한 모습이었다. 사육사로부터 간식을 받아 먹은 뒤로는 이웃 캥거루에게 잠깐 관심을 보인 뒤 방사장을 유유히 활보했다.
방문객들은 어린이대공원의 새로운 마스코트로 떠오른 세로에게 큰 흥미를 보이는 한편, 부모를 잃고 외톨이가 된 세로의 처지를 동정하기도 했다.
동행인과 얼룩말 무늬 잠옷을 맞춰 입은 김지유씨(32·여) 역시 “세로의 기분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먹이를 먹기 전까지는 계속 제자리에 서 있어서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내 초식동물마을에 울타리 공사 일정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4.1. 뉴스1
이후 세로는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지난달 29일부터 다시 방사장으로 나와 관람객 앞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2019년생 수컷 그랜트얼룩말 세로는 지난 2021년 엄마 ‘루루’를, 지난해 아빠 ‘가로’를 차례로 잃었다.
한편 어린이대공원 측은 이같은 ‘탈출 소동’의 재발을 막기 위해 초식동물마을의 울타리와 관람데크 교체 공사를 시행 중으로, 오는 30일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