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 유한양행
국산 혁신 신약으로 주목받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산 항암 신약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산 항암 신약 중 최초 연 매출 100억 돌파
렉라자는 매출 규모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연 매출이 300억 원을 넘는 등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 허가받은 국내 개발 항암 신약 중 연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선 제품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는 임상으로 입증된 항암 효과를 기반으로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2022년 6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암학회 학술대회(AOS 2022)를 통해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38.9개월로 확인됐다. 3년 이상의 생존기간 데이터를 보여주며 환자의 기대 여명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렉라자, 1차 치료제로 확대 추진
앞선 임상 1/2상 시험에 이어 10여 개 국가에서 글로벌 단독 3상시험 LASER-301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이 임상 결과를 근거로 적응증 확대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ESMO ASIA 2022에서 렉라자의 성공적인 글로벌 단독 3상 결과를 발표하며 기대를 높였다. 이에 따르면 렉라자는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20.6개월을 기록했다. 비교 약물인 기존 1차 치료제(이레사)의 9.7개월보다 2배 이상 개선된 수치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약 55% 줄였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으로 항암제의 효능을 확인하는 중요한 평가 지표로 꼽힌다.
렉라자의 단독 임상 3상 연구를 이끈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다국가 임상 3상을 통해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서 평가 목적을 달성하게 되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레이저티닙은 전 세계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치료 옵션을 한층 넓혀주어 폐암 환자들의 치료 및 생명 연장에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서 비소세포폐암의 약 40%는 EGFR 돌연변이를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여 줄 전망이다.
해외 병용임상도 순항 글로벌 신약 머지않아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개발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렉라자는 미국 얀센 주도로 얀센의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와 함께 써서 치료 효과를 살피는 임상 3상(MARIPOSA)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기존 표적항암제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한 ‘MARIPOSA-2’는 연구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얀센은 렉라자 병용요법 시장 가치를 최소 50억 달러(약 7조 원)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CEO 전략 콘퍼런스에서 2025년 이내 연간 50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는 파이프라인 5개 중 하나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지목하며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