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군 함정이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해군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항모 ‘니미츠’, 우리 해군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 해군 제공
북한은 작년 9~10월 미 해군의 다른 항모 ‘로널드 레이건’(CVN-76)의 부산 입항 및 한미연합훈련 참가 당시 이른바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통해 미사일 발사, 포병사격, 공중 무력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무력도발을 벌인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47분~8시쯤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광고 로드중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사거리와 고도 등 제원을 봤을 때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로 추정된다”며 “‘초대형 방사포’ KN-25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KN-24·25는 모두 북한이 실전배치한 것으로 평가되는 무기들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도발은 성능 시험보다는 ‘도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일정으로 경북 포항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한미연합 상륙훈련 ‘쌍룡훈련’, 그리고 미 ‘니미츠’함의 28일 부산 입항 등을 겨냥한 북한의 반발성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27일 서울역 대합실 내 TV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3.3.27/뉴스1
북한은 이달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시작으로 12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 SRBM 2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19일 SRBM 1발, 22일 순항미사일 4발 등을 발사했다. 또 21~23일엔 수중 핵드론(핵어뢰)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광고 로드중
북한은 당시 보름간 이어진 훈련기간 동안 SRBM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 방식을 시도했고,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개량형 추정)도 발사하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과거엔 미군 주요자산이 한반도에 머물며 연합훈련을 하는 동안엔 무력도발을 피했지만, 작년부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은 다양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 ‘도발 일상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더라도 실제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레드라인’(한계선)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국장은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집중된 현 상황에서 북한의 국지도발은 ‘자폭행위’와 비슷하기 때문에 피할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도 아직 보여줄 카드가 많기 때문에 제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광고 로드중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