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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에 대기업 회장 자녀도 적발…‘대마젤리’ 뭐길래

입력 | 2023-03-10 14:06:00

대마 성분을 넣어 만든 젤리. 동아일보 DB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26·미국)가 이른바 ‘대마 젤리’를 소지한 채 입국했다가 적발됐다. 미국에서는 대마 젤리의 소지와 복용이 합법이지만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니아 리드는 지난해 9월 27일 한국에 입국할 당시 대마 성분이 들어간 식품 ‘CBD 젤리’를 소지했다가 인천세관에서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이후 인천 출입국사무소에서 진행한 1차 소변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공식 조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받았다.

검찰은 니아 리드가 국내법을 인지하지 못해 생긴 상황으로 보고 지난 1월 불법 물품 소지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해당 식품을 소량만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과 국내 유통 목적이 없었다는 점 등도 감안했다. 그러나 출입국사무소에서는 지난 6일 그에게 다음 달 5일까지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출국일 기준 1년간 입국 규제 조치도 내렸다.

니아 리드는 구단을 통해 “내 행동에 전적으로 책임지고 싶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내 인생에 고통스러운 교훈이 됐다”고 사과했다. 이어 “한국에서 얻은 (선수 생활)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나는 한국문화, 한국의 법을 무엇보다 존중한다.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나를 용서해주길 바라는 게 내가 원하는 전부”라고 말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26·미국).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해외에서 대마 젤리를 몰래 들여오다 적발돼 법적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였던 애런 브룩스(33·미국)는 2021년 7월 미국에서 액상 대마가 든 전자담배용 카트리지 3개와 총 100g의 대마 젤리 30개를 국내로 몰래 들여온 뒤 같은 해 8월 대마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 대기업 회장 자녀 역시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재판받았다. 그는 2019년 미국에서 입국하면서 대마 사탕, 대마 젤리를 밀반입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CBD 젤리는 대마를 삶아 줄기 등에서 나온 오일을 농축시켜 일반 젤리처럼 만든 것이다. 곰 모양의 유명 젤리와 유사하게 생겼고 향도 비슷해 일반인들은 모르고 섭취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CBD 젤리는 일반 젤리와 달리 표면에 ‘hemp’나 대마 표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잘 확인하는 게 좋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