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새 당 대표에 선출된 김기현 대표는 이제 내년 총선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특히 두 사람은 2021년 대선 경선 국면부터 거친 공방을 벌였기 때문에 향후 여야 대표가 어떤 관계를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3.03.09. 뉴시스
그러나 이런 덕담과 달리 두 사람은 국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 더해 각종 입법을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이미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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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사람의 구원(舊怨)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 대표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등에 대한 공세를 주도했다. 계속된 공세에 당시 이 대표는 “김 원내대표는 봉고파직(封庫罷職·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서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여권에서 유독 김 대표만이 필요 이상의 독설을 쏟아내며 감정 싸움을 유도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3.09. 뉴시스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김 대표의 울산 땅 의혹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은 이미 당내에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의혹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당장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된 특검법 처리를 두고 두 대표는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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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두 대표의 관계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김 대표는 세게 공격하는 스타일이어서 두 사람이 두루뭉술하게 좋은 분위기로 관계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donga.com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