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재명 “‘수박’ 문자폭탄 그만…‘찢’과 똑같은 것”

입력 | 2023-02-15 11:29:00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 지지층이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계를 찍어야 한다”며 SNS에서 공유했던 사진. SNS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 앞에서 ‘수박’ 등 계파 갈등을 자극하는 단어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박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계를 비판하는 용어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같은 당 이소영 의원과 만나 대화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의 현장 대변인을 맡았지만, 이후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 의원에게 “요새도 ‘수박’이라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의원은 “요새는 조금 잦아들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런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한테 ‘찢’, 이러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그거와 똑같은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때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찢재명 구속”이라는 구호를 크게 외치곤 했다. 이 대표가 준비한 원고를 읽다가 멈추고 이들을 쳐다본 적도 있다.

이 대표는 “(수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얼마나 밉겠나. 저는 그 단어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거기에 상처받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조금만 뭐 있으면 ‘수박 대장’이라고 그런다. (그 단어를 들으면) 상처 받더라. 그러니까 그분들이 저한테 기분이 좋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제가 제일 억울했던 건 지난 대선 끝나고 제가 대표님하고 ‘찐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표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수박 랭킹’을 매기지 않느냐. 그때 무엇 때문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제가 1등을 했더라”며 “제가 다른 데서 미움을 받으면 이해할 수 있는데, 이 대표님의 찐친인데 저를 1등으로 하시다니라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대표는 “지금도 문자폭탄 표(명단)를 만드는데, 거기에 들어가 있는 분들이 누굴 원망하겠나. 결국은 공격의 빌미가 된다”며 “어쨌든 득이 아니라 실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문자폭탄으로) 극렬하게 단단하게 뭉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다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결국 다 소수가 된다. 누군가를 왕따 시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자기가 마지막에 왕따가 된다”며 “그런 것들을 신경 써야 한다. (수박이) 생각보다 상처 주는 단어라서 우리 안에선 그런 것 안 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