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가 기습 가격 인하, 차량 화재 등 각종 이슈에 불거지며 새해 들어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해 판매량이 약 18% 감소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테슬라 판매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테슬라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테슬라 모델Y 차량 1대가 세종시 국도 1호선을 지나다 교통사고를 낸 뒤 화재로 전소됐다. 운전자가 주변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했고, 이어 차량이 폭발하듯 불이 났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이 화재 사고는 테슬라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는 반응도 있다.
9일 오후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의 한 국도에서 불이 나 전소된 뒤 뼈대만 남은 테슬라 차량이 이동식 소화수조에 담겨 있다. 세종시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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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테슬라 모델X 차량에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오류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성동소방서 제공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테슬라의 기습 가격 인하도 연일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테슬라는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아시아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10% 이상 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중국에서 지난해 9월 대비 약 13~24% 할인된 가격에 차를 판매하자 기존에 높은 가격에 차를 산 중국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환불 등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에서도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RWD) 가격은 작년 말 대비 600만 원 내린 6434만 원, 모델Y(롱레인지)는 1165만 원 인하된 8499만9000원으로 하락하는 등 테슬라 주요 모델이 약 12% 인하됐다.
9일 중국의 한 테슬라 매장에서 테슬라의 할인 발표 전 구매한 고객들이 항의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 시장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3% 줄었다. 소비 침체에 신차 부족 등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여기에 가격 정책, 차량 안정성 등에 대해 물음표가 붙기 시작하면 판매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가격 인하는 단기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기대해서 오히려 안 사게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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