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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자체, 코로나로 지친 청소년에 문화 체험 행사 제공한다

입력 | 2022-12-14 03:00:00

문화예술 공연 접할 기회 줄어
지자체서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
전교생 강당에 모여 뮤지컬 관람
통기타 등 악기 배워 공연하기도



6일 대구 남구 영선초교 대강당에서 학생들이 대덕문화전당의 갈라 콘서트 ‘스쿨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6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영선초교 대강당에 전교생 320여 명이 모였다. 학생들은 남구 대덕문화전당이 준비한 문화 공연 ‘스쿨콜’에 대한 기대에 눈빛이 반짝였다. 눈부신 조명 아래 화려한 복장의 배우들이 공연을 시작하자 일제히 함성이 터졌다. 뮤지컬 ‘겨울왕국’을 비롯해 ‘지킬앤하이드’, ‘그리스’ 등에서 나오는 익숙한 넘버(뮤지컬 곡)들이 울려 퍼지자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따라 부르며 즐거워했다. 김민주 양(9)은 “많은 친구들과 다 같이 모여서 이렇게 멋진 공연을 본 것은 입학하고 처음이다. 뮤지컬 음악이 이렇게 흥겨운 줄 미처 몰랐다. 관심이 생겨서 공부해 볼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남구는 올해 7월부터 지역 6개 학교에서 스쿨콜 순회공연을 진행했다. 스쿨콜은 유명 뮤지컬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연하는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꾸몄다. 남구가 이 같은 공연을 마련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청소년들이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대덕문화전당 관계자는 “처음에는 문화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공연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스쿨콜이 열리면 학교 강당은 하루 만에 전문 공연 무대로 바뀐다. 대덕문화전당이 조명과 음향, 영상 시스템 등 장비를 설치해 최고의 공연이 가능한 환경으로 만든다. 공연단으로 참여하는 계명문화대 생활음악과 학생들은 실력이 수준급이어서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오감만족’ 체험이라서 교육 성과도 높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동구는 지역 청소년의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위해 오페라 및 뮤지컬 갈라 콘서트 공연을 펼치는 ‘D-Art로 앞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까지 11개 고교 학생 2300여 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전문가들이 무대 위에 올라 뮤지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덕분에 학생들의 몰입도가 상당하다.

달서구는 최근 대천동에 지역의 대표 역사문화관광 콘텐츠인 선사시대 유적을 활용한 ‘달서선사관’을 개관했다. 돌로 만든 갈판 위에 곡식을 올려놓고 갈돌을 움직여 곡식을 가는 체험을 비롯해 스크린 화면에 돌을 던지거나 창을 찔러 동물을 잡는 모의 사냥 체험, 움집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역사 문화 체험 기회를 누리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각종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예술드림거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달성군 구지초교는 학생들이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각자 악기 1개를 다룰 수 있도록 가르쳤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1, 2학년은 칼림바를, 3, 4학년은 우쿨렐레를, 5, 6학년은 통기타를 수준급 실력으로 연주한다고 한다. 김주경 교장은 “얼마 전 개최한 콘서트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는데 학부모들이 굉장히 뿌듯해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