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심정지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11시13분 이태원에서 압사 추정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대응 3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30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 인근에 어수선한 모습으로 모여있는 시민들의 모습. 2022.10.3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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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무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이번 사태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원인 규명과 함께 보상 문제까지 얽혀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법조계 역시 ‘이태원 참사’ 사고 책임을 묻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핼러윈 축제는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이뤄진 행사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사고 예방 미흡을 이유로 책임을 따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업무상과실치사·중대재해법 적용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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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성배 변호사는 “재난안전법이 개정되면서 민간 주최 행사에도 신고 의무가 있고, 신고를 받은 국가나 지자체는 사고 예방 조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주최가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며 “관련 법령상으로는 곧바로 법적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는 “국가나 지자체, 경찰 등의 안전조치 미흡이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숨지는 사망사고를 예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 인정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등에서 1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 등에게 책임을 묻도록 한다.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책임을 질 순 있지만 형사처벌은 굉장히 엄격한 기준으로 처벌하므로, 중대재해처벌법을 포함한 처벌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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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11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사진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의 모습. (독자 제공) 2022.10.30 뉴스1
김경수 변호사는 “경사진 골목길에 있는 사람들이 넘어지고 압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밀라고 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태정 변호사도 “상해치사나 과실치사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국가의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는 “공무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묻긴 어렵지만 경찰이나 지자체 등의 국가 배상이 인정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며 “사고 예측도 가능했고, 사고 회피를 위한 조치 필요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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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압사 사고에선 책임자가 명확했던 경우 관계자들이 형사상 책임을 졌다. 지난 2005년 10월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는 들어오던 관람객이 밀려 1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김근수 전 상주시장, 행사를 주관한 방송사 PD, 상주시청 전직 국·과장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들은 모두 금고형의 집행유예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