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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동을 막걸리 메카로…” 대구 동구, 도시재생 본격화

입력 | 2022-10-27 03:00:00

2025년까지 불로동 일대 재생사업
매년 막걸리축제 열어 관광객 유치
삼국시대 고분 활용한 역사관광도



지난달 24일 대구 동구 불로동 불로전통시장 일대에서 열린 ‘막걸리문화축제 인 불로동’ 행사에서 윤석준 동구청장이 예비 창업자들이 만든 수제 막걸리를 시음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대구 동구가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불로동의 도시재생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역 특화 자원인 막걸리와 각종 역사 자원을 활용해 전국적 관광명소로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불로동은 대구 전체에서도 특히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동구에 따르면 불로동 전체 건물 가운데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물이 68%를 차지하며, 30년 이상 된 건물이 34%에 달한다. 젊은 세대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2010년 이후 65세 이상 인구가 36% 증가하는 동안 14세 이하는 40% 감소했다.

동구는 지난해 선정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불로동 일대 14만7834m²에 총 사업비 301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동구는 우선 불로동을 대표하는 ‘불로막걸리’ 제조사 대구탁주합동과 협업해 도시재생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대구탁주합동은 1970년 전국 막걸리 공장 통폐합에 의해 탄생했다. 현재 56개 회원사가 있다. 동구는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 막걸리 제조법과 로컬푸드 조리 기술 등을 전수하는 등 각종 교육을 한 뒤 불로동에서 막걸리 카페나 주점, 판매장 등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올해 8월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 개강한 ‘불로탁주아카데미’는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20명 모집에 지원자 60여 명이 몰렸다. 대구탁주합동이 막걸리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으며, 불로동 내 노포 상인들이 술과 곁들일 수 있는 각종 음식 조리법을 알려주고 있다. 15주 동안의 교육이 다음 달 22일까지 진행된다.

2025년까지 사업비 16억 원을 투입해 불로동에 예비 창업자를 위한 전수소를 짓고 수제 막걸리 제조법 전수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이다. 창업 시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시험 운영 매장을 조성해 예비 창업자들이 3개월 동안 실습하도록 할 예정이다. 원상용 불로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은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창업 지원책을 통해 전국적 관심을 끄는 막걸리 골목을 만드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낙후한 불로동 거리를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명소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했다.

동구는 불로동에서 매년 막걸리 축제를 열어 국제적 관광명소로 키워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사전 준비 차원에서 지난달 연 ‘막걸리문화축제 인 불로동’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축제 기간 주최 측이 준비한 막걸리 수천 병이 순식간에 동나는 등 정기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구는 불로동 내 역사 자원 활용에도 나선다. 불로동에는 4∼7세기 삼국시대 고분 214개가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신라 토기와 말 장식품 등이 출토됐다. 동구는 팔공로와 고분로 마을 진입 관문, 골목상권을 연결하는 가로를 정비해 걷고 싶은 관광명소를 만들 계획이다. 가까운 불로천로에는 관광객들이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산책 코스를 만들 예정이다.

새로 이사 온 주민들의 정착도 돕는다. 낡은 주택을 수리해 주는 ‘불봉이네 수리소’를 지상 2층 규모로 짓고 주민들의 집을 수리할 예정이다.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파는 사회적 기업도 구상하고 있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불로동을 막걸리와 역사 자원이 어우러진 창업 거점으로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전국적 관광명소로 도약시킬 방침”이라며 “막걸리 및 역사 관광의 메카로 성장하는 불로동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