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 2002년 입단, UBC 한 곳서만 경력… 한 발레단서 20년 근속은 한국 최초 “올 6월 ‘잠자는…’ 오로라役 첫 발탁… 입단 20년차 돼서야 결국 인연 맺어” 29일 개막 ‘오네긴’ 주연 타티아나役… “첫돌 아들, 엄마 춤 볼때까지 춤출 것”
올해 유니버설발레단(UBC) 입단 20주년 및 수석무용수 승급 10년 차를 맞은 발레리나 강미선.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17년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 1막 타티아나(강미선)와 오네긴(이현준)의 침실 파드되(2인무).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초연 땐 제가 맡기엔 무겁고 성숙한 작품 같아 어렵게 느껴졌어요. 책 영화 오페라 등 자료를 모조리 찾아봤죠. 그만큼 힘들게 준비해서 그런지 ‘오네긴’은 늘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는데 5년 전부터 편해지더라고요. 이젠 실수 걱정 않고 역할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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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부터는 춤출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1, 2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했어요. 작품 하나하나 에너지를 최대한 쏟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왔습니다.”
UBC 대표 레퍼토리 ‘오네긴’에서 주역 타티아나 역을 맡는 발레리나 강미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오네긴’은 시골 여인 타티아나와 도시귀족 오네긴의 어긋난 사랑을 그린 발레다.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어릴 때부터 다른 발레단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미국 유학을 마치고 다른 오디션은 안 보고 곧장 귀국해 입단 시험을 봤죠.”
안 해본 역할이 없을 것 같은 그에게도 숙원은 있었다. 1994년 UBC가 초연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오로라 역이다. 그는 올해 6월 공연에서 오로라 역에 처음 발탁됐다. 입단 20년 차가 돼서야 UBC 모든 작품의 주역을 춘 무용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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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은 지난해 10월 아들을 출산한 ‘엄마 발레리나’다. 그의 남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7)도 2004년 UBC에 입단한 러시아 출신 발레리노다. UBC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2012년 나란히 수석무용수로 승급했고 2014년 결혼하며 사내 커플이 됐다.
“둘 다 마흔을 앞둔 지금 목표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훗날 아이가 엄마 아빠의 무대를 기억할 수 있게요. 아이가 이제 갓 돌이 지났거든요? 그래서 아직 한참 더 춰야 합니다.(웃음)” 1만∼12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