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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청와대, 어떻게 될까?[영감 한 스푼]

입력 | 2022-07-30 11:0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오늘 소개할 첫 번째 이야기는? 청와대가 복합문화공간이 된다는 소식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의 주요 건물을 전시장으로, 야외 공간을 공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두고 관계 부처간 불편한 잡음도 나오는데요. 어떤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한편 한 글로벌 갤러리가 서울에 갤러리 2호점을 냈네요. 바로 페로탕(Perrotin) 갤러리인데요. 1호점은 강북, 2호점은 강남에 자리합니다. 페로탕 측은 “강북과 강남의 중심지를 연결하며, 상호보완적인 위치에서 더 많은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는데요? 이곳이 어떤 갤러리인지, 왜 지금 2호점을 내놓는 건지 그 큰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미술관이 된 청와대, “청와대를 베르사유 궁전처럼”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 본관 등 주요 건물을 전시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밝혔습니다. 정원에서는 야외 공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청와대가 미술관이자 공연장으로 기능하게 되는 건데요.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 아트 콤플렉스를 구축하겠다”며 “베르사유 궁전처럼 건축 원형을 보존하며 전시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 2호점 낸 글로벌 갤러리 페로탕

현재 서울 시내에는 글로벌 갤러리들이 꽤 입점해있습니다. 이중 글로벌 갤러리로써 국내에 처음 발을 들인 곳이 바로 페로탕입니다. 2016년 처음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1호점을 낸 페로탕이 다음달 서울 강남구에 2호점을 낸다고 합니다. 국내에 글로벌 갤러리가 복수 지점을 낸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 미술관이 된 청와대

드론으로 촬영한 청와대 경내와 시민들 모습. 채널A 제공

21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 활용방안을 밝혔습니다. 청와대 본관·관저·춘추관·영빈관이 ‘근·현대미술 전시장’으로 활용된다는데요. 올해 5월, 74년 만에 청와대가 일반에 개방되고 난 후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어떤 전시장이 되나요?

▲ 춘추관은 민간 대관: 전시장으로 단장되는 곳은 본관·관저·춘추관·영빈관입니다. 본관부터 살펴볼까요? 본관 1층 로비와 세종실, 충무실, 인왕실은 미술품 상설 전시장이 됩니다. 대통령 생활공간이었던 관저에서는 본채 거실과 별채 식당을, 출입기자 사무실이나 기자회견 장소로 사용됐던 춘추관 내에서는 2층 기자회견장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합니다. 특히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은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 공간으로 내어준다고 하네요.

▲ 영빈관은 프리미엄 전시장: 영빈관은 조금 특별합니다. 문체부는 청와대 내에서도 면적 496㎡에 층고 10m인 영빈관이 프리미엄 근현대 미술품 전시에 최적의 공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 장관은 “영빈관에서는 609점의 청와대 소장품으로 구성한 기획전을 비롯해 ‘이건희 컬렉션’ 등 국내외 최고 작품을 유치해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야외에서는 공연무대: 전시장만으로 구성되는 건 아닙니다. 청와대의 미적 자산인 야외공간은 조각공원, 수목원으로 탈바꿈합니다. 본관 앞 대정원은 종합 공연예술 무대로 활용되고요. 역대 대통령의 삶과 발자취를 들여다보는 대통령 역사문화공간도 본관과 관저, 1993년 철거된 구 본관 터를 중심으로 조성됩니다.

▲ 첫 전시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첫 행사는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다음 달 열리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A+ 페스티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과 사저에 작품을 걸어 유명해진 발달장애인 화가 김현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해 화제가 된 화가 정은혜 등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고 합니다.

▲ 올 가을 청와대 컬렉션 특별전: 또 이르면 올 가을 ‘청와대 컬렉션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청와대 컬렉션이란 역대 정부에서 구매해온 청와대 소장 미술품으로, 현재 총 609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김기창 장우성 허백련 서세옥 등 한국화 거장 24인의 작품 30여 점을 추려서 공개 전시를 연다고 합니다.

청사진 두고 관계 부처간 엇박자

▲ 곤혹스러운 문화재청: 현재 청와대 운영 관리 주체는 대통령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입니다. 이중 문화재청이 임시 관리를 맡고 있죠. 이번 결정에 대해 문화재청은 다소 곤혹스러운 기색입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이달 13일 청와대 방문객 1000명 중 40%가 “대통령의 삶과 역사가 살아있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자는 선택지를 골랐다”는 설문조사를 발표하기도 했죠.

▲ 문화재청 “원형보존”: 문화재청은 청와대 내부 건물들이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청와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하거나 그보다는 활용이 자유롭지만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수립한 상황이기도 했죠. 문화재청 노조는 25일 논평을 발표하면서 “문체부는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고자 하는 관계 전문가, 현재 청와대를 관리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의견을 묻고 들은 적이 있는가. 국민에게 물었는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청와대 관리 주체 두고 경쟁: 이러한 혼선이 빚어진 배경을 더 정확히 보려면, 청와대 개방 초반 분위기부터 살펴야 합니다. 당시 문체부, 문화재청, 서울시청은 ‘누가 청와대를 관리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문화재청은 ‘원형 보존’에 초점을 뒀다면, 상급 기관인 문체부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체부는 미술관과 공연장으로 사용하자고 했죠. 서울시청은 청와대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관광을 활성화하자고 했고요.

▲ 문체부 엇박자 진화: 이번 문체부가 이러한 청사진을 발표한 것도, 문화재청이 당황스러워한 것도 뜬금없는 건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문체부는 다소 오해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문체부는 26일 설명 자료를 내고 “청와대의 복합문화예술공간화 방안은 ‘문체부가 주도하면서 문화재청,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과 협의해 추진’하기로 이미 정리됐다”고 했습니다. 박 장관도 “전시와 보존, 활용이 함께 가는 개념이란 점에서 (청와대) 원형이 손상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요.

▲ 미술계는 환영: 관리 주체들과 상관없이 미술계는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한국미술협회 등 54개 문화예술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서촌과 경복궁·청와대·북촌·창덕궁·종묘와 인사동을 연결하면서 역사와 미래, 근현대가 교차하는 신개념의 공간이 되는 큰 그림을 그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이죠.

○ 국내 2호점 낸 글로벌 갤러리 ‘페로탕’

엠마 웹스터, Aloethylene. 페로탕 제공

글로벌 갤러리 페로탕이 다음달 27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2호점을 엽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갤러리 중 복수 지점을 운영하는 건 페로탕이 처음입니다. 지금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1호점을 두고 있는데요. 2호점까지 내게 된 경위를 살펴볼까요?

페로탕 갤러리가 뭐하는 곳인가요?

▲ 프랑스 기반 글로벌 갤러리: 페로탕 갤러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글로벌 갤러리입니다. 현재 홍콩, 미국 뉴욕, 대한민국 서울,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7개 도시에 자리 잡고 있죠. 다음달에 개관하는 페로탕 서울 2호점 ‘페로탕 도산파크’는 페로탕이 11번째로 문을 여는 지점입니다.

▲ 서울 상륙 첫 주자: 페로탕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16년 4월. 글로벌 갤러리 중 정식 전시장을 열었던 첫 주자였습니다. 그 후로 같은 해 10월에 바라캇 컨템포러리가, 다음 해인 2017년 페이스갤러리와 리만머핀 갤러리가 서울에 입점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글로벌 갤러리들이 서울에 상륙하면서 현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울 용산구 한남동을 주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 전속 한국작가 다수 확보: 페로탕은 글로벌 갤러리 중 한국작가를 가장 많이 후원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단색화가 정창섭(1927~2011)와 박서보,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 ‘숯의 화가’ 이배를 전속작가로 확보하고 있기도 하죠. 기하학적 추상화를 그려온 이승조(1941~1990)를 홍콩에, 풍선 모양의 청동 조각으로 유명한 김홍석을 도쿄에 소개했다.

왜 지금, 2호점을 낸 거죠?

▲ 프리즈 서울 개최에 맞춰: 페로탕 서울 2호점 개관은 9월에 열리는 키아프·프리즈 개최 일정에 맞춰져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미술계 주요 큰손들의 입국이 기대되는 때이니 전시 효과를 배로 가져갈 수도 있는 거지요. 앞서 키아프·프리즈를 앞두고 글래드스톤, 탕 컨템퍼러리 아트 등이 올해 서울에 입점한 바 있습니다. 키아프·프리즈 기간에 맞춰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힘을 준 전시들을 대거 내놓는 이유기도 하고요.

▲ 홍콩보다 한국?: 페로탕의 확장은 2019년 반정부 시위로 인해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홍콩의 위상이 약해지고, 한국이 성장하는 추세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분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 글로벌 갤러리 디렉터는 “주변국의 불안정한 정세, 비트코인 등으로 인한 한국의 젊은 컬렉터 증가가 한국 미술 시장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고 그 점이 눈에 띈 것은 맞다. 하지만 한국 미술 신의 기반이 탄탄한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의문을 가져야할 때”라며 “현재 한국 미술 신을 대표한다는 ‘단색화’의 호소력이 얼마나 갈지,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젊은이들의 컬렉팅이 지속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 “더 많은 전시 제공”: 페로탕 측은 ‘소속 작가들에게 더 많은 전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실제 프랑스 파리 내에서도 5개의 갤러리를 두고 있습니다. 서울 2호점 개관을 기념해서는 영국계 미국 작가 엠마 웹스터의 개인전을 선보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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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