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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 어디에도 없던 대회였기에 ‘디 오픈’

입력 | 2022-07-13 03:00:00

아마추어에 문호 개방은 처음
1895년 US오픈도 개최되면서 미국선 ‘브리티시 오픈’ 불려




1860년 처음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은 올해 150회째를 맞는다. 출범 당시만 해도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문호가 개방된 골프대회는 디 오픈을 제외하고 세상 그 어디에도 없었다. 디 오픈(The Open)이란 말 그대로 세상 유일한 대회였다. 국가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었다.

지금은 오픈 대회가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미국에서 열리는 오픈 대회를 ‘US 오픈 챔피언십’,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를 호주 오픈 등 국가 이름을 붙여 구별한다. 디 오픈도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공식 명칭은 ‘디 오픈 챔피언십’, 로고는 ‘디 오픈’이다.

디 오픈과 함께 브리티시 오픈이란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영향이 크다. 1895년 미국골프협회(USGA)는 US 오픈 챔피언십을 출범시켰다. 이 때문에 1960년대까지 디 오픈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는 거의 없었다. 언론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US 오픈과 구별하기 위해 디 오픈을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도 미국 매체들은 디 오픈 대신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른다. 선수들도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르는 데 익숙하다.

2005년 디 오픈 주최 측인 R&A는 ESPN 등 미국 방송 파트너들에게 대회 명칭으로 브리티시 오픈 사용을 중단하고 디 오픈 챔피언십, 디 오픈을 사용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R&A는 챔피언십 단어도 빼며 다른 오픈 대회와 차별화를 뒀다. 이 같은 명칭 변화를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다. 디 오픈 3회 우승자인 닉 팔도(64·잉글랜드)는 “디 오픈 챔피언십은 틀렸다. 이제 디 오픈이다. 나중에는 그냥 ‘더(The)’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 오픈과 브리티시 오픈 중 어떤 명칭으로 불러도 상관은 없다. 다만 브리티시 오픈은 공식적으로 맞지 않을 뿐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