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신 스님 첫 시집 ‘웃는 연습’
“-매미는 나다. 나무는 부처님일 수도 있고, 내 이야기와 노래, 시를 들어주는 모든 분들이기도 하다.”
―요즘 노래는 부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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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 속명과 비슷한 금자, 금순이라는 이름이 여러 번 나온다.
“내 밑으로 금자, 마리아, 젖먹이였던 금순 세 여동생이 있었다. 살면서 계속 찾았지만 다시 볼 수 없었다.”
차를 따라주던 그는 과거의 사연을 노래처럼 시처럼 이어갔다. 인천에 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충남 예산군 수덕사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덕숭총림 2대 방장을 지낸 벽초 스님(1899~1986)을 시봉했고 조계종 제31대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1941~2005)을 은사로 모셨다. 1979년 ‘걸레 스님’을 자처하며 화가로 활동했던 중광 스님(1934~2002)을 만나 그림을 ,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 신중현에게 노래를 배웠다.
―중광 스님과는 어떻게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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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인 법장 스님이 흔쾌히 허락했나.
“기타 많이 부서졌다. 하라는 중노릇을 안 배우고, 용돈 주면 기타와 악보를 사고 뒷산에서 노래나 했으니…. 중광 스님과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허락이 떨어졌다.”
―그때 그림과 노래 실력을 쌓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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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시인 스님’ 됐다.
“2018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뒤늦게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노래는 리듬 음정 강약 뿐 아니라 감성에 묶여 있어 그게 힘들더라. 시는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시를 쓰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니, 내면에 원망과 눈물이 아직도 남아 있더라. 첫 시집을 내면서 ‘내 안의 박금성’을 많이 위로하며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둑도 아마 5단 수준이라던데….
“어릴 때 노스님들 곁에서 배웠다. 2010년 바둑 템플 스테이를 열어 인기를 끌었고, 김인 국수나 조훈현 유창혁 목진석 양상국 최정 사범 등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지난 3월 종단의 사법부 격인 초심 호계원장을 맡았다.
“은사 열반한 뒤 조언해 주는 분이 없는 게 살면서 가장 아쉽더라. 당사자들도 납득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초심 호계원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을 하기보다는 안하는, ‘쉬는 공부’를 배우려고 한다. 모든 인연과 생사(生死) 문제와 관련해 괴롭지 않은 내가 되기 위한 마음 심(心) 공부다.”
서산=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