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 생산기를 살펴보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 뉴스1
22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반년 사이 반도체 기판 사업에 1조6000억원 넘는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FC-BGA 생산 설비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3월엔 부산사업장 FC-BGA 공장 증축을 위해 3000억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하반기에는 부산사업장을 중심으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기의 기존 FC-BGA 제품은 PC·IT용에 집중됐는데, 이보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서버용 FC-BGA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삼성전기 외에도 일본 이비덴,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수 개 업체들이 FC-BGA를 양산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PC·IT용 제품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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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도 FC-BGA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LG이노텍은 기판사업부에서 통신용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시스템인패키지(SiP) 등을 다루고 있는데, FC-BGA까지 제품군에 추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2월 FC-BGA 사업 진출을 위한 기판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구미 반도체 기판사업장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기 CPU용 반도체 패키지기판.(삼성전기 제공) © 뉴스1
FC-BGA는 CPU와 GPU 등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해 전기 신호가 통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이다. 미세한 회로를 여러 겹 쌓아 올릴 수 있으면서도, 면적은 더 넓어 고성능 반도체를 다루는 분야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해선 이전보다 큰 크기의 반도체를 여러 겹 쌓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필요로 하는 기판 면적은 더욱 넓어지는 추세다.
제품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반적인 반도체 기판 제품가격은 전년 대비 10% 후반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수요가 특히 많았던 FC-BGA 제품의 가격 상승 폭은 40%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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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사가 일찍이 고급 기술을 선점하면서 ‘알짜 고객사’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삼성전기는 애플 차세대 프로세서 ‘M2’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애플이 올해 출시할 맥북,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M2 프로세서에 FC-BGA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기판사업은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투자 여력과 기술 개발 상황에 따른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한 번 주도권을 잡으면 일정 이상 이익이 보장되는 영역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