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개막하는 뮤지컬 ‘아이다’에서 아이다 역의 윤공주(41)와 암네리스 역의 아이비(40)는 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카고’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두 사람은 2016년 ‘아이다’의 세 번째 공연부터 한 무대에 서고 있다.
“‘아이다’는 2005년 초연 앙상블부터 시작해 암네리스 오디션도 봤는데 다 떨어졌거든요.(웃음) 그러다 10년 만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아이다를 하게 된 거예요.”(윤공주)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동명의 베르디 오페라(1871년)를 원작으로 한 ‘아이다’는 영화 ‘라이온 킹’의 음악을 만든 전설의 듀오 엘튼 존, 팀 라이스의 작품이다. 아프리카 전통 악기를 활용한 음악에 팝, 록,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 만든 21개 넘버는 뮤지컬 음악 중에서도 명작으로 불린다. 극의 서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낸 가사는 격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저는 작품의 첫 넘버(Every Story Is a Love Story)요! 박물관에서 암네리스가 이야기 전체를 설명해주는 프리뷰 같은 곡인데, 공연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파워풀한 곡은 아니지만 드라마를 느낄 수 있어 좋아해요.”(아이비)
극중 아이다와 암네리스는 양극단의 상황에 선 인물이다. 아이다는 이집트에 나라를 뺏긴 누비아의 공주, 암네리스는 장차 파라오가 될 이집트의 공주다. 아이다와 암네리스, 처한 상황만큼이나 성격도 다르다.
“암네리스는 꾸미는 걸 좋아하고 화려한 옷을 좋아하거든요. 무대에서 옷만 열 번 넘게 갈아입는데, 저도 평소에 워낙 멋 부리는 것 좋아해요. 그런 철부지가 아픔을 겪고 나라를 위해 결단을 내리는 파라오로 성장하는 서사가 너무 매력적이에요.”(아이비)
“한국인들이 나라를 빼앗긴 감정에 공감하는 것 같아요. 관객 반응도 너무 뜨겁고 저희 마음도 뭉클해져요. 한국을 위해 만들어진 뮤지컬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예요.”(아이비)
“노래, 무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지만 무엇보다 작품의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 엄청 나요. 여러 번 공연할수록 다른 발견과 해석, 깊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이해 못하고 표현 못했던 또 다른 드라마가 생길 것 같아 잔뜩 기대 중입니다.”(윤공주)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