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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 지방간, 노년기 치매 위험도 높인다

입력 | 2022-04-04 17:52:00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 유발되는 비알코올 지방간이 간경변증과 간암,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의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60세 이상 고령층의 치매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성인 60만 8994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과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 진단 지표인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 FLI)’의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한 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나타난 그룹별 치매 발병률을 비교·분석해 두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높은 지방간 지수가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의 7%에 해당하는 4만 8614명에서 치매가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고, 높은 지방간 지수가 치매 위험 상승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룹 간 비교에 널리 활용되는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결과 지방간 지수가 낮은 그룹(FLI<30)은 중간 그룹(30?FLI<60)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감소한 반면, 지방간 지수가 높은 그룹(FLI>60)의 치매 발병 위험은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간경변증과 간암,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인 비알코올 지방간이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직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간 기능 저하로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β(Aβ)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저밀도 지단백질 수용체 관련 단백질(LRP-1)’ 생성이 저하돼 치매 발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는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많은 고통을 주는 무서운 질환인 만큼 치매 발병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자는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발병 초기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간섬유화나 간경변증을 거쳐 심하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인 ‘클리니컬 앤 모레큘러 헤파톨로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