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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쉬움 딛고 다시 일어선 김준호…개인최고 기록 썼다

입력 | 2022-02-12 19:31:00


김준호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2022.2.12/뉴스1 © News1

스피드스케이팅 김준호(강원도청)가 흠 잡을 데 없는 레이스로 4년 전 평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김준호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54를 기록, 전체 6위에 올랐다.

스타트가 장기인 김준호는 100m 구간을 9초53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통과, 기대감을 키웠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그는 레이스 종료 순간 3위를 마크,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선수들의 결과에 따라 아쉽게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김준호는 2014 소치 대회에서 21위, 2018 평창 대회에서 12위를 넘어서는 개인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김준호는 누나와 같은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얼떨결에 스피드스케이팅화를 신은 특이한 연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트에 뛰어들면서 기량도 점점 좋아졌다.

김준호는 고등학생 시절이던 2013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500m에서 공동 21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4년 뒤 한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은 김준호에게 아픔이었다. 당시 김준호는 강점이던 스타트 때 스케이트 날이 얼음에 꽂히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김준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500m 경기에서 초반 실수를 만회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공동 12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차민규(왼쪽)와 김준호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를 마치고 태극기를 들고 빙판 위를 달리고 있다. 2022.2.12/뉴스1 © News1

평창 대회 이후의 시간은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2018-19 시즌부터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대륙 선수권대회 등에서 메달을 목에 걸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9년 여름 선수촌 내 음주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국가대표 훈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진 김준호는 다시 스케이트 끈을 다시 조여 맸다. 2019-20시즌 월드컵 1차 대회 500m에서 금메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는 2021년 11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4위에 올랐고,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34초21로 개인 최고 기록까지 수립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김준호는 다른 선수들보다 빨리 베이징에 입성하며 각오를 다졌다. 김준호는 “여유 있게 베이징 빙질에 적응하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준호는 이날 마침내 3번째 올림픽 무대에 섰고 실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전력을 다한 김준호는 미련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