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가 없으니 명승부였다. 런쯔웨이(중국)와 류샤오린 산도르(헝가리)가 결승선 앞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추한 모습도 없었다.
황대헌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와 금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결승전은 이번 쇼트트랙에서 보기 드문 명승부로 기록됐다.
이날 결승전에서는 황대헌이 레이스 중반 8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온 뒤 끝까지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정상에 오른 것 하나만으로도 최고의 경기라고 할만했지만 무엇보다도 이전투구가 없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결승에 오른 선수 가운데 중국 국적은 없었다. 남자 1000m에서 부끄러운 금메달을 따냈고 혼성 계주에서도 떳떳하지 못한 우승을 차지한 런쯔웨이는 준결승 3조에서 암블록 파울을 하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파울을 대놓고 자행했던 중국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받은 실격이었다.
‘반칙왕’이 없어지니 10명이 뛰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빙판질이 나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결승은 물론 앞서 벌어진 파이널B에서도 넘어지는 선수 없이 흥미진진한 경기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한 빙상 전문가는 “준준결승전부터 중국 선수들이 무더기로 탈락하면서 이미 준결승부터 일찌감치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선수가 사라지면서 편파 판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한국과 헝가리에서 강한 항의를 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