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스크린에 펼쳐지는 런웨이
구찌 가문의 스토리와 함께 화려한 패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던 그 이름, 구찌를 갖기 위해 구찌를 죽이기로 했다.’
소개 글 한 문장만으로도 이 화려한 브랜드에 얽힌 돈과 권력, 욕망을 짐작할 수 있는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2001년 사라 게이 포든의 동명 소설이 출간됐을 당시부터 이 작품을 스크린에 옮기길 열망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레이디 가가, 애덤 드라이버, 알 파치노, 자레드 레토 등 초호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구찌 패밀리의 가장 호화로웠던 순간을 그려내기 위해 영화 의상 디자이너 잔티 예이츠와도 손을 잡았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잔티 예이츠는 구찌 가문의 아카이브를 재현하기 위해 무려 500여 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덕분에 상류층의 럭셔리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의 스타일링, 구찌 후계자 마우리치오(애덤 드라이버)의 맞춤 슈트, 독특한 컬러와 소재의 믹스 매치를 구현하는 파울로(자레드 레토)의 파격적인 의상 등 스크린을 런웨이 삼아 등장하는 패션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시즌 백화점에 옮겨 놓는다면 오픈런을 부를 것 같은 영화 속 패션 스타일링을 살펴봤다.
01 구찌 아카이브에서 포착한
로고 룩
로고 룩
이 두 벌의 옷은 영화에서 구찌를 향한 파트리치아의 짝사랑이 극적으로 치닫는 순간에 각각 노출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구찌 패턴의 팬츠 슈트는 파트리치아가 구찌 브랜드를 도용한 카피 제품을 찾기 위해 뒷골목을 헤매고, 위조품을 확보한 후 남편 마우리치오와 시숙부 알도(알 파치노)에게 카피 제품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는 장면에 등장한다. 하지만 두 남자는 “구찌는 너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의 이름”이라고 말하면서 파트리치아를 실망시킨다. 심지어 실크 블라우스와 가죽 스커트는 마우리치오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는 장면에 등장하며 눈길을 끈다.
02 첫 만남의 강렬함을
상징하는 빨간 드레스
상징하는 빨간 드레스
03 생 모리츠 스키장에서
펼쳐진 패션 라이벌전
펼쳐진 패션 라이벌전
04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구찌 아이템
구찌 아이템
이후 사촌 형제간의 브랜드 사용권 다툼이 불거지면서 언쟁이 일어난 성당 앞 장면에서 파트리치아는 보라색 드레스에 블랙 컬러 페블 백과 네이비 컬러 실크 스카프를 매치해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영화 후반부 내내 파트리치아의 얼굴 위에서 빛난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역시 구찌에서 오랜 시간 인기를 끌어온 아이템이다.
05 로돌포의 역작
플로라 스카프
플로라 스카프
이 스카프는 1966년 처음 선을 보인 것으로,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선물용 스카프를 찾아 구찌 매장에 방문했던 일화와 관련돼 있다. 당시 구찌는 스카프 라인을 전개하지 않았는데, 이후 로돌포가 직접 나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였던 비토리오 아코르네로와 작업을 진행해 플로라 스카프를 완성했다. 이 디자인은 현재까지 꾸준히 재해석되는 구찌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