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카라바조의 유일한 천장화가 있는 로마의 한 저택이 상속 분쟁으로 촉발된 경매에서 결국 주인을 찾지 못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매각 관련 공증인에 따르면 이번에 팔리지 않은 ‘카지노 델 오로라’ 건물은 4월에 다시 매물로 나올 예정이며, 가격은 4억7100만유로(약 6357억)에서 3억7680만유로(약 5086억)로 20% 인하됐다.
카지노 델 오로라 건물은 줄리어스 시저의 옛 집터에 1570년에 새워진 저택으로 1621년부터 이탈리아 귀족 루도비시 가문이 소유해 ‘빌라 루도비시’로도 알려져있다.
‘목성, 해왕성, 명왕성’(1597)은 카라바조의 초기 작품이다. 카라바조는 주로 기독교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신화를 주제로 그린 유일한 천장 벽화라는 점 때문에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
저택이 경매에 부쳐진 이유는 2018년 니콜로 본콤파니 루도비시가 사망하면서 첫째 아들 소생의 세 아들과 셋째 아내인 리타 본캄파니 루도비시(72) 사이에 유산 다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로마 법원은 저택을 매각해 금액을 나누라고 판결했다.
한편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이 저택이 문화재이기 때문에 정부가 사들여야한다는 3만5000명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법에 따르면 정부가 이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개인이 매각 후 60일이 지나야 한다. 또한 저택 감정가가 지나치게 비싼 점도 문화재 매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