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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영끌·빚투 ‘멘붕’…‘집값 하락’에 쐐기 박나

입력 | 2022-01-19 07:35:00


부동산 시장 활황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던 저금리 시대가 끝을 내리자 막을 내렸다. 거래가 급격히 얼어붙는 가운데 서울·수도권 등은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부 지역은 하락세도 나타나고 있다. 3월 대선을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시장 하향 안정세가 보다 확고해 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고, 전문가들도 대체로 수요 위축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19일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 일시적 거래위축 시기인 2020년 4월을 제외하면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국·수도권·서울이 동반 하락 전환했다.

서울은 도심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실거래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2030세대 영끌족이 몰려 패닉바잉이 일어났던 노원·도봉·강북 등 동북권(-1.76%)의 하락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지난달엔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의 비율도 전국(41.1%), 수도권(46.7%), 서울(50.6%) 모두 2021년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거래 건수도 급감하고 있다.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약 3만 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2월(2만7000여건)과 유사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이 냉정을 되찾은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25bp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토부는 전망자료를 내고 “중장기적 시장 하향 안정세는 보다 확고해 질 전망”이라며 “금리 측면에서는 최근 유례없는 물가상승 압력에 직면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시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금리 수준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금리인상 사이클 본격화는 주택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고 있고, 올해는 공급 지표 전반이 호전되는 등 수급 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며 “향후 10년간 역대 최대수준의 공급이 지속돼 안정적 수급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내년 봄 대선 결과로 인해 부동산 정책의 변화가 극심해질 수 있어 당분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은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며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도 대출의존도가 높아 중소형 아파트도 수요 위축을 전망한다”고 했다. 박 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규제, 보유세 부담 증가가 수요 둔화로 이어져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끌 빚투’에 나섰던 젊은 층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엔 먼저 오른 핵심지를 뒤따라 외곽 지역이 오르는 ‘갭 메우기’ 형태의 상승이 돋보였다면, 올해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분별한 주택구입보다는 대기수요가 꾸준한 신축이나 교통망 예정지, 공급희소성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 위주로 매입·청약수요가 제한되며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금리인상이 꼭 집값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란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인상이 부동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꼭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대출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됐기에 개인별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모두 실행할 수 없었다. 여전히 관건은 금리가 아닌 대출한도”라고 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