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연속출장 신기록 행진 KCC 이정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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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 가드 이정현(34·사진)의 별명은 ‘금강불괴(金剛不壞)’다. ‘금강처럼 단단해 부서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프거나 부상을 당해도 경기를 거르는 일 없이 코트에 나서 기복 없는 활약을 보여준 그에게 팬들이 붙여준 닉네임이다. 이정현은 처음엔 이런 별명이 싫었다고 한다. 들었을 때 왠지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잘 알기에 지금은 좋아한다.
프로 데뷔 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잔부상 한 번 없었을 리는 없다. 이정현은 “아픈 것에 원래 좀 둔한 편인 데다 뛰다가 보면 또 금세 잊었던 것 같다”며 “팀에 폐를 끼칠 정도만 아니라면 몸 상태가 정상 컨디션의 40∼50%만 돼도 뛰었다”고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소속 팀을 KGC에서 KCC로 옮긴 이정현은 2017∼2018시즌 개막을 40일가량 앞두고 연습경기를 하다 무릎을 크게 다쳤다.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아 다들 시즌 초반엔 코트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재활훈련을 한 이정현은 이 시즌 개막 경기에 주전으로 나섰고 풀타임에 가까운 37분 9초를 뛰면서 12점을 넣었다. 팬들의 뇌리에 금강불괴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그는 열이 40도가 넘는 날에도 링거를 맞고 경기를 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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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면 이정현도 35세가 된다. 언젠가는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이 중단되는 날이 올 것이다. 이정현은 “언젠가는 연속 출장이 힘들어질 수 있고 팀 내에서 내 역할도 주축 선수에서 보조로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과정이 급격한 ‘추락’이 아니라 부드러운 착륙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순리대로 풀어 가려고 한다”고 했다. 서른을 넘기면서부터 체력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는 그는 하루 8시간 이상 숙면하는 습관을 들이며 출전하는 경기마다 치열하게 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