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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국왕, 6번째 부인에 이혼합의금 8800억원 줘야”

입력 | 2021-12-22 21:59:00

사진 AP 뉴시스


두바이 군주가 부인과 자녀들에게 약 900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혼조정 판결이 나왔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법원 이혼 판결 중 역대 최대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합의금에는 연 80억 원의 휴가비와 방탄차량 교체를 포함한 연간 경호비 174억 원 등이 들어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이자 부통령 겸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이 여섯 번째 부인 요르단 하야 공주(47)에게 이혼조정 합의금으로 5억5400만 파운드(약 8750억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알막툼은 3개월 내에 경호비용 등으로 2억5150만 파운드(3972억 원)를 일시에 지급해야 한다. 또 14세 딸과 9세 아들의 경호비와 교육비 등을 매년 지급하기 위해 2억9000만 파운드(4580억 원)를 은행 예금으로 보증해야 한다.

일간 더 타임스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중동 왕족들의 초호화 생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법원이 책정한 금액에는 하야 공주의 런던 시내 저택과 방 12개인 교외 저택 관리비, 전용기 비용 등이 포함됐다. 방탄차량을 2년마다 교체하는 등 경호비만 연간 1100만 파운드(174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 자녀들의 사교육비로 300만 파운드(47억 원), 자녀 승마용 말 3마리 유지비 24만 파운드(4억 원), 연간 휴가비 510만 파운드(80억 원) 등도 포함됐다. 가디언은 “하야 공주가 결혼생활 중 연간 생활비 8300만 파운드, 용돈 900만 파운드 등을 받았고, 이런 풍요로운 생활이 합의금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하야 공주는 요르단의 후세인 전 국왕의 딸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2004년 알막툼와 결혼해 여섯 번째 부인이 됐다. 하야 공주와 영국 육군 장교 출신의 두바이 왕실 경호원 간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부 사이는 2019년 파경으로 치달았다. 알막툼은 “배신자”라고 맹비난했고 하야 공주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같은 해 두 자녀를 데리고 영국으로 이주한 후 이혼소송을 진행해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