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前 전창진 감독시절 이어, 9연승 경험 선수로 팀내 유일 “허훈-양홍석 기 살려주며 도와… 출전시간 줄었지만 내 할일 많아 버저비터도 더 많이 넣어 볼 것”
“톡톡 튀는 (허)훈이와 조용한 (양)홍석이를 함께 코트에서 살려주는 재미에 신이 납니다.”
프로농구 KT는 올 시즌 파죽의 9연승으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KT 주장 김영환(37·사진)은 선수 각자의 개성과 장점들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팀 분위기가 놀랍다. 기존 허훈 양홍석에 이적생 김동욱과 정성우,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선발된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 그리고 성실한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이 새로 가세한 진용은 약점을 찾기 힘들다. 모든 선수를 아우르는 건 서동철 감독의 세심한 전략이다.
김영환은 12년 전인 2009년 12월 9연승을 했을 당시를 경험했던 팀 내 유일한 선수다. 김영환은 “전창진 감독(현 KCC 감독)님이 계셨는데 지금 9연승보다 바쁘게 뛰어다닌 것 같다. 많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를 하느라, 또 팀 제공권이 낮아서 수비에서 수시로 바꿔 막기를 하고 트랩 수비를 가야 했다”며 “지금은 상대가 빠르면 더 빠르게 대응하고, 상대 높이에 따라 맞춤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내 역할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체력을 아껴 내 ‘플레이 타임’에 집중력을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김영환의 출전 시간은 31분대에서 20분으로 10분가량 줄었지만 할 일은 더 많아졌다. 김영환은 “개성과 흥을 살리되 진지하게 몸 관리와 팀에 대한 희생이 강조될 때라고 본다. 이런 점을 동료들과 더 소통해보고 싶다”고 했다. 14번째 시즌을 뛰는 김영환은 그동안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대급 버저비터를 유난히 많이 터뜨렸다. 팀의 10연승, 그 이상의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 버저비터가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기회면 되면 자신 있게 던져볼게요.”
15일 경기에서는 LG(8승 14패)가 KCC(10승 12패)를 69-62로 제압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